수선화 구근 심는 시기와 제대로 키우는 방법


봄이면 화단이나 공원에서 노란 수선화가 고개를 내미는 걸 보면 겨울이 끝났구나 싶어요. 몇 년 전에 꽃시장에서 수선화 구근을 처음 사봤는데, 양파처럼 생긴 게 정말 여기서 꽃이 나올까 싶더라고요. 근데 심어놓으니까 진짜 잎이 올라오고 꽃이 피더라고요. 그때부터 매년 가을마다 구근을 심게 됐어요.

수선화는 수선화과에 속하는 구근식물로, 학명은 Narcissus예요. 그리스 신화에서 물에 비친 자기 모습에 반해 빠져 죽은 나르키소스에서 이름이 유래했다는 건 꽤 유명한 이야기죠. 봄에 피는 꽃이지만 구근은 가을에 심어야 하는 추식 구근 식물이에요. 품종은 크게 트럼펫 수선화, 대배 수선화, 소배 수선화, 다발 수선화 등으로 나뉘는데 색깔도 노란색, 흰색, 주황색까지 다양합니다.

구근 심는 시기가 중요해요. 가을 9-10월이 가장 적합한데, 토양 온도가 12-16도 정도일 때 뿌리가 잘 내려요. 너무 일찍 심으면 따뜻한 날씨에 잎이 먼저 올라올 수 있고, 너무 늦으면 뿌리 발달이 부족해서 이듬해 봄에 꽃이 작게 피거든요. 심는 깊이는 구근 길이의 3배 정도가 좋은데, 대략 10-15센티 깊이로 심으면 됩니다.

장소는 햇빛이 잘 드는 양지나 반양지가 좋아요. 하루에 4-6시간 이상 햇빛을 받아야 꽃이 잘 피거든요. 큰 나무 아래라도 봄에는 아직 나뭇잎이 안 나왔으니까 충분히 빛을 받을 수 있어서 괜찮아요. 토양은 배수가 잘 되는 게 가장 중요한데, 물이 고이면 구근이 썩거든요. 점토질 토양이라면 모래나 펄라이트를 섞어서 배수를 개선해주세요.

물 주기는 과습만 안 시키면 돼요. 심은 후에 물을 한번 충분히 주고, 그 다음부터는 겉흙이 말랐을 때 물을 주면 됩니다. 겨울에는 거의 물을 안 줘도 되고, 봄에 싹이 올라오면서 성장기가 시작되면 물 주기를 좀 늘려주세요. 꽃이 피는 시기에는 적절한 수분이 있어야 꽃이 오래 가거든요.

수선화의 생육 적온은 10-20도 사이인데, 최저 5도까지는 견딜 수 있어요. 우리나라 중부 지방에서도 노지 월동이 가능한 편이라 한번 심어두면 매년 봄마다 꽃을 볼 수 있어요. 여러 해 지나면 구근이 분구되면서 점점 꽃 수가 늘어나는 것도 재미있는 점이에요.

꽃이 지고 나면 꽃대는 잘라주되 잎은 자르지 마세요. 잎이 광합성을 해서 구근에 영양분을 저장해야 다음 해에도 꽃이 피거든요. 잎이 완전히 노랗게 시들 때까지 그대로 두다가 마른 후에 정리해주면 됩니다. 이 기간에 비료를 한번 주면 구근이 더 튼튼해져요.

수경재배로도 키울 수 있어요. 수선화 구근을 물에 닿을 듯 말 듯하게 올려두면 뿌리가 물속으로 내려가면서 자라는데, 투명한 유리병에서 키우면 인테리어 효과도 있어서 인기가 많아요. 다만 수경재배는 구근의 양분을 다 소진하기 때문에 한 번 쓰고 나면 그 구근으로 다시 꽃을 보기 어렵다는 점은 알아두세요.

수선화를 키울 때 한 가지 주의할 점은 수선화 전체에 독성이 있다는 거예요. 특히 구근에 독성 물질이 집중되어 있어서 반려동물이나 어린아이가 있는 집에서는 손이 닿지 않는 곳에 두는 게 안전해요. 절화로 쓸 때도 줄기에서 나오는 즙이 다른 꽃의 수명을 줄일 수 있으니 다른 꽃과 같은 물에 꽂을 때는 하루 정도 따로 물 올림을 해주시는 게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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