깍두기 담글 때마다 국물이 자꾸 많이 생겨서 고민이신 분들 꽤 계실 거예요. 저도 처음에 레시피 보고 따라했는데 하루 지나니까 용기 바닥에 물이 자박자박하게 고여있어서 당황했던 기억이 있거든요. 사실 깍두기에 물이 생기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이긴 한데, 너무 많으면 아무래도 맛이 밋밋해지고 아삭한 식감도 떨어지니까 원인을 알고 조절하는 게 좋습니다.
가장 큰 원인은 무의 수분 함량이에요. 특히 여름무는 수분이 많아서 같은 방법으로 담가도 겨울무보다 국물이 훨씬 많이 생깁니다. 겨울 무는 단단하고 수분이 적은 편인데 여름 무는 조직이 물러서 소금에 절이면 물이 쏟아지듯 나오거든요. 그래서 무 자체의 상태를 먼저 파악하는 게 중요합니다.
두 번째로 소금 절임 과정에서 실수가 생기는 경우가 많아요. 무를 깍둑썰기한 다음에 소금을 뿌려서 절이는데, 이때 소금 양이 너무 많으면 삼투압 때문에 무에서 수분이 과하게 빠져나옵니다. 보통 무 1kg 기준으로 굵은 소금 1.5 – 2 큰술 정도가 적당한데, 눈대중으로 뿌리다 보면 자기도 모르게 많이 넣게 되는 경우가 있어요. 그리고 절이는 시간도 중요합니다. 20 – 30분 정도면 충분한데 한 시간 넘게 두면 물이 상당히 많이 나와요.
설탕도 의외의 범인이에요. 깍두기 양념에 설탕을 넣으면 맛은 좋아지는데, 설탕이 무의 세포에서 진액을 끌어내는 역할을 하거든요. 단맛을 내고 싶으면 설탕 대신 매실액이나 배즙을 소량만 쓰는 게 국물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아니면 설탕을 아예 빼고 무 자체의 단맛에 의존하는 것도 방법이에요.
파를 많이 넣는 것도 국물이 늘어나는 원인 중 하나예요. 쪽파나 대파를 잔뜩 넣으면 파에서 나오는 수분과 점액질 때문에 국물이 늘어나고 심하면 끈적끈적해지기까지 합니다. 파는 향미를 내는 정도로만 적당히 넣는 게 좋아요.
그러면 해결법은 뭘까요. 일단 절인 뒤에 나온 물을 확실하게 빼주는 게 핵심입니다. 소금에 절인 무를 체에 받쳐서 10 – 15분 정도 물기를 빼주세요. 이때 무를 물에 헹구면 안 됩니다. 헹구면 간이 다 빠져서 나중에 양념이 잘 배지 않거든요. 그냥 체에 올려두고 자연스럽게 물이 빠지게 하면 돼요.
찹쌀풀을 넣는 레시피도 있는데, 찹쌀풀이 양념을 무에 코팅시켜주는 역할을 해서 국물이 덜 생기는 효과가 있어요. 찹쌀가루 1큰술에 물 한 컵 넣고 약불에서 저어가며 끓인 다음 식혀서 양념에 섞어주면 됩니다. 풀이 양념을 잡아주니까 무에서 물이 나와도 국물이 묽어지지 않고 양념이 착 붙어있는 느낌이 나요.
무를 썰 때 크기도 영향을 줍니다. 너무 작게 썰면 표면적이 넓어져서 물이 더 많이 빠져나오고, 너무 크면 속까지 양념이 안 배요. 2 – 2.5cm 정도의 깍둑 크기가 가장 무난합니다. 그리고 무를 고를 때 들어보면 무거운 것보다 약간 가벼우면서 단단한 느낌이 나는 게 수분이 적고 식감이 좋은 편이에요.
보관할 때 온도도 신경 써야 해요. 실온에서 반나절 – 하루 정도 숙성시킨 뒤에 바로 냉장고에 넣어야 하는데, 실온에서 너무 오래 두면 발효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물이 확 늘어납니다. 여름에는 특히 4 – 6시간이면 충분하고 바로 냉장 보관하는 게 좋아요. 냉장고에서 천천히 익히면 아삭한 식감도 유지되고 국물도 적당한 수준으로 조절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