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 종류 이렇게 다양한 줄 몰랐다


몸이 좀 안 좋거나 입맛이 없을 때 제일 먼저 생각나는 게 죽이에요. 저도 감기 걸리면 엄마한테 전화해서 죽 좀 끓여달라고 하곤 했는데, 죽 종류가 생각보다 정말 다양하더라고요. 한국에는 전통적으로 300종이 넘는 죽이 있다고 하는데, 그중에서 요즘도 많이 먹는 대표적인 종류들을 한번 정리해볼게요.

가장 기본이 되는 건 흰죽이에요. 쌀을 충분히 불려서 물을 많이 넣고 은근하게 끓인 건데, 양념도 거의 안 들어가요. 몸이 아프거나 수술 후 회복기에 소화가 쉬운 음식이 필요할 때 제일 먼저 먹는 게 이 흰죽이죠. 여기에 참기름 한 방울 떨어뜨리면 그것만으로도 맛이 살아나요. 간단하지만 속이 편안해지는 느낌이 있거든요.

전복죽은 보양식의 대표주자예요. 전복 내장과 함께 참기름에 쌀을 볶다가 물을 부어서 끓이는데, 전복 내장 덕분에 죽이 초록빛을 띠면서 감칠맛이 장난 아니에요. 제주도에서 해녀분들이 잡은 전복으로 끓여주시는 전복죽은 정말 별미인데, 담백하면서도 진한 맛이 일품이에요. 병문안 선물로도 많이 가져가시는 메뉴죠.

호박죽은 달콤한 맛 때문에 남녀노소 다 좋아하는 죽이에요. 늙은 호박을 푹 삶아서 으깬 다음 찹쌀가루를 넣고 끓이는데, 여기에 팥이나 콩, 새알심을 넣으면 씹는 재미까지 있어요. 가을부터 겨울까지 제철인 늙은 호박으로 만들어야 맛이 진하고, 출산 후 부기 빼는 데 좋다고 해서 산모에게도 많이 권하는 음식이에요.

팥죽은 동짓날 먹는 전통 음식으로 유명하죠. 팥을 삶아서 앙금을 만들고 찹쌀로 새알심을 빚어 넣는데, 붉은 팥의 색이 잡귀를 물리친다는 의미가 있어요. 달달하게 먹기도 하고 소금 간만 해서 담백하게 먹기도 하는데, 지역마다 만드는 방식이 좀 달라요. 서울식은 찹쌀가루를 물에 풀어서 걸죽하게 만들고, 남부 지방은 새알심을 넉넉히 넣는 편이에요.

닭죽은 감기에 걸렸을 때 많이 먹는 대표적인 보양죽이에요. 닭을 푹 고아서 살을 발라내고 육수에 쌀을 넣어 끓이는데, 단백질과 영양이 풍부해서 기력 회복에 좋거든요. 삼계죽이라고도 하는데, 인삼이나 대추, 마늘을 같이 넣으면 삼계탕을 죽으로 먹는 느낌이에요. 여름 보양식으로도 인기가 많습니다.

채소죽도 요즘 건강식으로 인기가 있어요. 당근, 양파, 브로콜리 같은 채소를 잘게 다져서 쌀과 함께 끓이는 건데, 이유식처럼 부드러워서 소화가 편해요. 버섯죽도 버섯의 감칠맛이 살아 있어서 별도의 양념 없이도 맛이 깊고, 칼로리가 낮아서 다이어트 중에도 부담 없이 먹을 수 있어요.

야채 외에도 견과류로 만든 죽도 있어요. 잣죽은 잣을 갈아서 쌀과 함께 끓인 건데 고소한 맛이 일품이에요. 조선시대 궁중에서 보양식으로 먹었을 정도로 영양가가 높고, 피부 미용에도 좋다고 알려져 있어요. 깨죽은 검은깨를 갈아서 만드는데 철분과 칼슘이 풍부해서 빈혈이 있거나 뼈 건강이 걱정되는 분들에게 좋습니다.

요즘은 죽 전문점이 워낙 많아서 사먹기 쉬워졌지만, 집에서 직접 끓이면 재료를 원하는 대로 조절할 수 있어서 좋아요. 기본 요령은 쌀을 30분 이상 충분히 불리고, 물을 쌀의 7-8배 정도 넣어서 약불에 천천히 끓이면 돼요. 중간중간 저어줘야 바닥에 눌어붙지 않고요. 상황에 맞는 죽 한 그릇이면 몸도 마음도 편안해지니까 가끔씩 직접 만들어 드셔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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