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감자차가 혈당에 좋다는 말, 많이들 들어보셨을 거예요. 실제로 이 주장이 어디서 나온 건지, 과학적으로 어떤 근거가 있는지 차근히 정리해보면 감이 조금 더 또렷해져요.
일단 돼지감자의 핵심 성분이 이눌린(식이섬유의 한 종류) 이에요. 이눌린은 우리 몸에서 소화효소로 바로 분해되지 않고 천천히 내려가면서 장에서 발효되는 성질이 있어요. 그래서 혈당을 확 끌어올리는 당질과 다르게 작용해요. 밥이나 빵처럼 먹자마자 당 흡수가 빠르게 일어나는 음식과는 반대 흐름인 셈이죠.
이눌린은 장에서 당 흡수를 늦추는 역할을 해요. 음식이 들어올 때 혈당이 ‘쑥’ 올라가는 걸 막아주는 완충 같은 느낌이 있어서, 식후 혈당 스파이크를 줄여줄 가능성이 있다고 연구들이 말해요. 그래서 돼지감자를 꾸준히 먹거나 차로 마시면 혈당 변동이 조금 완만해진다는 얘기가 나오는 거예요.
또 이눌린이 장내 미생물에게 먹이가 되면서, 이 좋은 균들이 늘어나고 장 환경이 안정되면 인슐린 감수성과도 관련이 있다는 보고들이 있어요. 인슐린 감수성이 좋아지면 같은 음식을 먹어도 혈당이 덜 치솟게 되죠. 다만 이건 돼지감자 자체의 ‘직접 효과’라기보다 이눌린이라는 성분이 가진 간접적인 효과에 가까워요.
그렇다고 돼지감자차가 약처럼 혈당을 뚝 떨어뜨린다, 이런 식으로 이해하면 오해예요. 효과가 있다 해도 완만하고, 어디까지나 ‘보조적인 도움’ 정도로 생각하는 게 맞아요. 더군다나 돼지감자에 이눌린이 많긴 하지만, 차로 우려 마실 때는 실제 섭취량이 줄어들기 때문에 음식으로 먹는 것보단 영향이 약할 수 있어요.
그리고 사람마다 반응 차이도 있어요. 장이 예민한 사람은 이눌린이 오히려 배에 가스 차는 느낌을 줄 수도 있고, 혈당 조절에 민감한 당뇨 환자라면 돼지감자차만 믿고 약이나 식습관 관리를 느슨하게 하는 건 위험해요.
결국 돼지감자차의 혈당 관련 주장은 이눌린이라는 식이섬유가 혈당 상승을 완만하게 하는 데 도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나온 거고, 실제 효과도 ‘크다’기보다는 ‘부드러운 보조 정도’로 이해하는 게 가장 현실적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