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 쪄낸 옥수수는 알이 통통하고 부드러운데, 한 김 식거나 냉장고에 넣어 두면 어느새 알이 딱딱하게 굳어 버린다. 분명 똑같이 익힌 옥수수인데 왜 시간이 지나면 식감이 이렇게 달라지는 걸까.
그 답은 옥수수 알 속의 전분에 있다. 옥수수를 가열하면 단단하게 뭉쳐 있던 전분이 물을 머금고 부풀면서 말랑말랑해진다. 갓 쪄낸 옥수수가 부드러운 건 이렇게 전분이 충분히 익어 풀어진 상태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식는 과정에서 일어난다. 온도가 내려가면 풀어졌던 전분 분자들이 다시 차곡차곡 뭉치면서 단단한 구조로 되돌아간다. 이 현상을 전분의 노화라고 부르는데, 갓 지은 밥이 식으면 꼬들꼬들 딱딱해지는 것과 똑같은 원리다. 옥수수 역시 식으면 알이 야물어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특히 냉장고 온도는 전분 노화가 가장 빠르게 일어나는 구간이라, 차게 넣어 둔 옥수수가 유난히 딱딱하게 느껴진다. 시원하게 보관하려고 냉장실에 둔 것이 오히려 식감을 더 빨리 굳게 만드는 셈이다.
다행히 이 변화는 되돌릴 수 있다. 딱딱해진 옥수수를 다시 찜기에 올리거나 전자레인지로 데우면, 전분이 또 한 번 물을 머금어 처음처럼 말랑해진다. 데울 때 물을 살짝 뿌리거나 젖은 키친타월로 감싸면 더 촉촉하게 살아난다.
오래 두고 먹을 거라면 한 김 식힌 뒤 하나씩 랩으로 싸 냉동해 두는 편이 낫다. 냉장보다 냉동이 전분 노화를 늦춰, 먹기 직전에 데우면 갓 쪄낸 식감에 훨씬 가깝다. 결국 옥수수는 ‘식어서’ 딱딱해지는 것이니, 따뜻하게 데우는 것만으로 대부분 해결된다. 갓 삶은 옥수수를 바로 먹기 어렵다면, 뜨거울 때 한 김만 식혀 곧장 냉동해 두는 것이 단맛과 통통한 식감을 가장 잘 지키는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