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마트에서 장을 보다가 잡곡 코너에서 퀴노아를 발견했어요. 이름은 익숙한데 막상 사본 적은 없었거든요. 슈퍼푸드라고 하도 많이 들어서 한번 사봤는데, 집에 와서 어떻게 먹어야 하는 건지 모르겠더라고요. 그래서 이것저것 찾아보니까 생각보다 영양 면에서 정말 괜찮은 곡물이었습니다.
퀴노아는 남미 안데스 산맥이 원산지인 곡물인데요. 엄밀히 말하면 곡물이 아니라 명아주과에 속하는 유사곡물이에요. 잎이나 줄기가 아니라 씨앗을 먹는 건데, 쌀이나 밀 같은 벼과 식물과는 분류가 다릅니다. NASA에서 우주 식량 후보로 연구했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영양가가 높아요. 실제로 UN에서 2013년을 세계 퀴노아의 해로 지정하기도 했거든요.
영양성분을 좀 구체적으로 살펴보면요, 조리된 퀴노아 1컵(약 185g) 기준으로 열량이 약 222칼로리이고, 단백질이 8g 정도 들어있어요. 같은 양의 백미에 단백질이 4g 정도인 걸 생각하면 거의 두 배인 셈이죠. 탄수화물은 39g, 식이섬유 5g, 지방 4g 정도이고요. 여기에 마그네슘, 인, 망간, 엽산, 아연, 철분 같은 미네랄도 풍부하게 들어있습니다. 특히 마그네슘 함량이 높아서 근육 이완이나 수면의 질 개선에도 도움이 된다는 연구가 있어요.
퀴노아가 다른 곡물과 확실히 다른 점은 필수 아미노산 9종이 전부 들어있다는 거예요. 보통 식물성 식품에서 모든 필수 아미노산을 섭취하기가 쉽지 않잖아요. 그래서 퀴노아를 완전 단백질 식품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요. 채식을 하시는 분들이나 단백질 섭취가 부족한 분들에게 특히 좋은 식재료입니다.
효능 쪽으로 보면 몇 가지 눈에 띄는 게 있어요. 우선 혈당 관리에 도움이 됩니다. 퀴노아에 들어있는 식이섬유와 단백질이 소화 속도를 늦추면서 식후 혈당이 급격하게 올라가는 걸 억제해주거든요. 혈당지수(GI)가 53 정도로 중간 수준이라서 당뇨 전단계이거나 혈당 관리가 필요한 분들도 비교적 부담 없이 드실 수 있어요. 그리고 글루텐이 없다는 것도 큰 장점이에요. 밀가루 소화가 잘 안 되는 분들이나 셀리악병 같은 글루텐 관련 질환이 있는 분들이 쌀 대신 활용하기 좋습니다.
장 건강에도 긍정적이에요. 식이섬유가 대부분 곡물의 약 두 배 수준이라 변비 개선에 효과적이고, 장내 유익균의 먹이가 되는 프리바이오틱스 역할도 한다고 합니다. 또 항산화 물질인 케르세틴과 캠페롤이 풍부해서 체내 염증 완화에도 기여할 수 있어요. 이 성분들은 심혈관 건강과도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고요.
먹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해요. 밥에 넣어 드시려면 쌀을 씻을 때 퀴노아도 같이 넣으면 됩니다. 쌀 대비 10-20% 정도 넣어주시면 식감이나 맛에 크게 거부감이 없어요. 물 비율은 일반 밥 지을 때와 비슷하게 하시면 됩니다. 한 가지 팁이 있다면 조리 전에 차가운 물로 여러 번 씻어주는 게 좋아요. 퀴노아 겉면에 사포닌이라는 성분이 있는데 이게 쓴맛을 내거든요. 물이 맑아질 때까지 문질러 씻으면 쓴맛이 거의 없어집니다.
밥 말고 다른 방법도 많아요. 끓는 물에 퀴노아를 넣고 약 12-15분 정도 삶은 다음 체에 걸러 식히면 샐러드 토핑으로 쓸 수 있어요. 아보카도, 방울토마토, 올리브오일이랑 같이 섞으면 꽤 근사한 한 끼가 됩니다. 수프나 죽으로 만들어 드시는 분들도 있고요. 시리얼 대신 요거트에 퀴노아를 뿌려 먹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에요.
부작용이랄 게 크게 있는 건 아닌데요, 처음 드시는 분들은 소화가 좀 안 될 수 있어요. 식이섬유가 많아서 갑자기 많이 먹으면 가스가 차거나 배가 더부룩할 수 있거든요. 처음에는 소량부터 시작해서 서서히 양을 늘려가시는 게 좋습니다. 또 신장 관련 질환이 있으신 분들은 옥살산 함량 때문에 의사와 상담하시는 게 안전해요. 퀴노아 보관은 개봉 전이라면 서늘한 곳에, 개봉 후에는 밀폐용기에 담아 냉장 보관하시면 오래 두고 드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