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적 종류가 이렇게 다양한 줄 몰랐는데, 용도별로 어떤 것들이 있을까?


이사를 하고 나서 어머니가 부적을 하나 가져오셨어요. 현관문 안쪽에 붙이라고 하시면서 가택편안부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때까지 부적이 그냥 노란 종이에 빨간 글씨 쓴 것 정도로만 알았는데, 찾아보니까 종류가 정말 다양하더라고요.

부적은 종이나 나무에 글씨, 그림, 기호 등을 그려서 악귀를 쫓거나 복을 비는 주술적 도구예요. 한자로 풀이하면 부(符)는 공문서, 적(籍)은 문서를 뜻하는데, 신령이나 정령에게 무언가를 해달라고 요청하는 문서라는 의미에서 부적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해요. 한국에서는 삼국시대부터 사용한 기록이 있을 정도로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지요.

부적의 종류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뉘어요. 하나는 좋은 것을 불러오는 부적이고, 다른 하나는 나쁜 것을 막아내는 부적이에요. 좋은 것을 불러오는 쪽에는 칠성부, 소망성취부, 초재부, 재수대길부, 합격부, 생자부, 가택편안부, 만사대길부 같은 것들이 있어요. 이름만 봐도 대충 용도를 알 수 있지요. 재물을 끌어오거나, 시험에 합격하거나, 집안이 편안하기를 바라는 것들이에요.

나쁜 것을 막아내는 부적도 종류가 많아요. 가장 흔한 게 병부라고 하는 병을 물리치는 부적인데, 모든 질병을 소멸시키는 부적부터 두통부, 위통부, 복통부처럼 특정 질병에 대응하는 부적까지 세분화되어 있거든요. 악귀를 쫓는 벽사부도 대표적인 부적이에요. 한국민속대백과사전에 따르면, 나쁜 것을 막는 부적이 좋은 것을 부르는 부적보다 수가 더 많다고 해요.

형태로 분류하면 그림으로 된 것과 글자로 된 것이 있어요. 그림형에는 동물이나 태양, 인형, 귀면 같은 구상적인 형태가 있고, 와문형이나 탑형, 계단형 같은 추상적인 형태도 있어요. 글자형은 한자로 주문이나 기도문을 적어놓은 형태인데, 대부분 일반인이 읽기 어려운 고어체나 약자로 쓰여 있거든요.

부적의 색깔에도 의미가 있어요. 전통적으로 황색 바탕에 붉은색으로 그리는데, 황색은 광명을 상징해서 악귀가 가장 싫어하는 빛이라고 해요. 적색은 피와 불에 대응하며 정화의 힘으로 악귀를 내쫓는 의미가 있고요. 그래서 우리가 흔히 보는 부적이 노란 종이에 빨간 글씨인 거예요.

부적을 만드는 과정도 나름의 절차가 있어요. 택일을 해서 목욕재계한 후에 동쪽을 향하고, 정화수를 올리고 향을 피운 다음에 주문을 외우면서 그린다고 해요. 사용 방법은 부적의 종류에 따라 다른데, 벽이나 문 위에 붙이거나 몸에 지니고 다니거나, 불에 태워서 물에 타서 마시는 방법도 있어요. 물론 현대에서는 건강에 위해가 될 수 있으니 태워 마시는 건 권장하지 않지요.

요즘에는 전통적인 의미보다는 인테리어 소품이나 심리적 안정감을 위해 부적을 찾는 분들도 많더라고요. 수능 시험 전에 합격부를 선물하거나, 신년에 재수대길부를 집에 붙이는 것처럼요. 과학적인 효과를 따지기보다는 오랜 세월 이어져 온 문화적 전통이자 마음의 안식으로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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