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마트에 갔다가 봄동이 한가득 쌓여 있는 걸 보고 아, 벌써 이 시기구나 싶었어요. 사실 작년 겨울에도 봄동 겉절이를 몇 번 해먹었는데, 그때마다 양념 비율을 대충 넣어서 어떤 날은 짜고 어떤 날은 싱겁고 그랬거든요. 그래서 이번에는 제대로 비율 맞춰서 해보자 싶어서 여기저기 찾아보고 직접 만들어봤어요.
일단 봄동 한 포기를 준비해요. 밑동을 잘라내고 한 장씩 떼서 흐르는 물에 서너 번 정도 씻어주면 되는데, 여기서 중요한 게 물기를 확실히 빼야 한다는 거예요. 체에 받쳐서 놔두는 것도 좋고, 키친타월로 한 번 톡톡 닦아주면 나중에 무쳤을 때 물이 안 생겨요. 이거 귀찮다고 대충 하면 양념이 다 묽어져서 맛이 확 떨어지거든요.
양념은 이렇게 해봤어요. 고춧가루 3-4큰술, 멸치액젓 2-3큰술, 매실청 2-3큰술, 다진마늘 1-2큰술, 참기름 1큰술, 통깨 적당히. 이 양념을 먼저 볼에 섞어서 한 10분 정도 두면 고춧가루가 불으면서 색이 예뻐지고 맛도 더 잘 배여요. 저는 멸치액젓 대신 까나리액젓을 쓸 때도 있는데, 좀 더 순한 맛을 원하면 까나리 쪽이 나은 것 같아요.
봄동은 먹기 좋게 한 4-5cm 정도로 썰어주고, 줄기 부분이랑 잎 부분을 같이 섞어서 자르면 아삭한 거랑 부드러운 거랑 식감이 같이 느껴져서 좋아요. 양념이랑 봄동을 합친 다음에 비닐장갑 끼고 조물조물 5분 정도만 무쳐주면 끝이에요. 너무 세게 주무르면 잎이 물러지니까 살살 해야 돼요.
한 가지 팁을 드리자면, 봄동 겉절이는 절이지 않는 게 포인트예요. 배추김치처럼 소금에 절이면 아삭한 맛이 사라져서 봄동 특유의 그 식감이 안 나오거든요. 그냥 양념 무쳐서 바로 먹는 게 제일 맛있어요.
보관은 밀폐용기에 담아서 냉장 보관하면 2-3일 정도는 괜찮은데, 솔직히 그날 먹는 게 제일 맛있긴 해요. 시간 지나면 아무래도 물이 좀 나오니까요. 밥 위에 올려서 참기름 한 방울 둘러서 비빔밥처럼 먹어도 진짜 맛있고, 라면 먹을 때 곁들여 먹어도 의외로 잘 어울려요. 봄이 오기 전에 꼭 한 번 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