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메기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하면 아, 이제 진짜 겨울이구나 하는 생각부터 듭니다. 이상하게도 다른 계절에는 잘 떠오르지 않다가, 날이 추워지면 갑자기 생각나는 음식이죠. 왜 하필 과메기는 겨울철 별미로 불릴까요. 이유는 생각보다 단순하면서도, 좀 생활 밀착형입니다.
과메기의 시작은 사실 생선입니다. 꽁치나 청어를 차가운 바닷바람에 말려 만든 음식인데, 이 말리는 과정이 핵심입니다. 겨울이 아니면 이 과정이 쉽지 않습니다. 기온이 너무 높으면 상하기 쉽고, 너무 습해도 제대로 마르지 않습니다. 겨울철의 차갑고 건조한 바람이 있어야 생선이 천천히, 그러면서도 안전하게 마릅니다. 자연 조건이 딱 맞아떨어지는 시기가 겨울인 셈입니다.
맛의 변화도 겨울과 깊이 연결돼 있습니다. 생선이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면서 살이 단단해지고, 지방은 안쪽에 남아 고소함이 살아납니다. 이 과정 덕분에 과메기는 질기지 않으면서도 특유의 쫀득한 식감을 갖게 됩니다. 여름에 흉내 내려고 하면 비슷한 모양은 나올 수 있어도, 이 맛은 잘 안 나옵니다.
먹는 방식도 겨울과 잘 어울립니다. 과메기는 혼자 조용히 먹는 음식이라기보다는, 여럿이 모여서 이것저것 싸 먹는 음식에 가깝습니다. 김에 싸고, 미역이나 쪽파 올리고, 마늘도 곁들이고, 기름장에 찍어 먹고요. 자연스럽게 술 한 잔이 따라옵니다. 추운 날, 실내에 모여 앉아 이런 음식을 먹는 문화 자체가 겨울에 더 잘 맞습니다.
보관 문제도 한몫합니다. 예전에는 냉장고가 지금처럼 흔하지 않았기 때문에, 겨울에 말린 생선은 비교적 오래 두고 먹을 수 있었습니다. 겨울에 만들어 겨우내 먹던 저장 음식의 성격이 과메기에도 남아 있는 겁니다. 지금은 사계절 내내 구할 수 있지만, 그래도 제철이라는 인식은 쉽게 사라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과메기는 단순히 계절 음식이라기보다는, 겨울이라는 환경과 생활 방식이 함께 만들어낸 음식에 가깝습니다. 추운 날씨, 바람, 저장 방식, 먹는 분위기까지 다 묶여 있습니다. 이게 바로 겨울철 별미로 불리는 이유 아닐까 싶습니다. 날이 추워질수록 더 맛있게 느껴지는 음식, 그게 과메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