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카가 곧 백일이라서 백일떡을 주문하려고 했는데, 막상 떡집 메뉴를 보니까 종류가 여러 가지더라고요. 백설기만 있는 줄 알았는데 수수팥떡도 있고 송편도 있고, 뭘 골라야 할지 모르겠어서 이참에 좀 찾아봤어요.
백일떡은 아기가 태어난 지 100일째 되는 날을 축하하면서 만드는 전통 떡이에요. 옛날에는 아이가 100일까지 무사히 자라는 것 자체가 큰 축복이었거든요. 그래서 백일떡을 만들어서 친척, 이웃, 지인들에게 나눠주면서 아이의 건강을 함께 기원하는 풍습이 생긴 거예요. 100명에게 나눠주면 아이가 장수한다는 속설도 있었다고 해요.
백일떡의 대표 주자는 뭐니 뭐니 해도 백설기예요. 멥쌀가루를 고물 없이 시루에 넣어 하얗게 찐 떡인데, 흰색이 정결함과 신성함을 상징해서 백일상에 꼭 올리는 떡이에요. 재미있는 건 백설기를 나눌 때 칼로 자르지 않고 반드시 주걱으로 떼어내야 한다는 거예요. 칼로 자르면 아이의 수명을 끊는다는 불길한 의미가 있다고 해서 예로부터 산실에서는 떡이든 미역이든 칼을 대지 않았다고 하거든요.
수수팥떡도 백일떡에서 빠지지 않는 종류예요. 정확하게는 수수팥경단이라고 하는데, 찰수수를 물에 담가서 떫은 맛을 빼고 곱게 가루로 만든 다음 반죽해서 삶아 경단을 만들어요. 여기에 붉은 팥을 묻혀 완성하는데, 이 붉은색이 핵심이에요. 예부터 붉은색은 액운을 막아준다고 믿었기 때문에 수수팥떡에는 아이에게 나쁜 기운이 오지 못하게 막아달라는 주술적인 의미가 담겨 있어요.
송편도 백일상에 올리는 경우가 있어요. 속을 넣은 것과 넣지 않은 것이 있고, 지역에 따라 오색 송편을 만들기도 하는데요. 오색은 흰색, 분홍색, 노란색, 초록색, 갈색 다섯 가지 색을 말해요. 이건 오행의 조화, 만물의 조화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알록달록한 오색 송편이 보기에도 예쁘고 의미도 좋아서 요즘 백일떡 세트에 많이 포함되어 있어요.
전통적인 백일상 차림을 보면 흰 밥, 미역국과 함께 백설기, 수수팥경단, 송편이 기본이에요. 여기에 요즘은 떡집에서 인절미나 카스텔라 떡, 절편 같은 것도 세트로 구성해서 판매하기도 하거든요. 전통과 현대가 적절히 섞인 구성이 인기가 좋더라고요.
준비할 때 양은 보통 나눠줄 인원수에 맞춰 계산하면 돼요. 한 사람당 백설기 한 조각, 수수팥경단 2-3개 정도를 기준으로 잡으면 무난해요. 요즘은 온라인 떡집에서 백일떡 세트를 주문할 수 있어서 편하더라고요. 가격대는 구성에 따라 3만 원에서 10만 원 정도까지 다양한데, 기본 구성이면 5만 원 내외면 충분한 것 같아요.
한 가지 팁을 드리자면 떡은 만든 당일에 가장 맛있고, 시간이 지나면 딱딱해지거든요. 그래서 백일 당일 아침에 받을 수 있도록 배송 일정을 잘 맞추시는 게 좋아요. 나눠줄 분들에게 당일 바로 전달하는 게 제일 좋고, 남은 떡은 냉동 보관해두면 나중에 전자레인지로 살짝 데워서 먹을 수 있어요.
조카 백일떡은 결국 백설기에 수수팥경단, 오색 송편이 들어간 세트로 주문했어요. 막상 받아보니까 색도 예쁘고 의미도 하나하나 있으니까 그냥 떡이 아니라 축복 선물 같더라고요. 아이 키우시는 분들이라면 백일떡의 의미를 알고 준비하시면 더 뜻깊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