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배나무 열매의 효능과 활용법 돌배청 담그는 방법까지


시골에 계신 어머니가 작년 가을에 “산에서 돌배 주워왔다”면서 청을 담그셨더라고요. 처음엔 그게 뭔가 했는데, 알고 보니 우리가 먹는 배의 원조 격이 되는 나무 열매였어요. 돌배나무에 대해 좀 찾아봤더니 생각보다 재미있는 점이 많아서 한번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돌배나무는 장미과에 속하는 낙엽 활엽 교목이에요. 학명은 Pyrus pyrifolia인데 우리가 마트에서 사먹는 배나무의 야생 원종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한국, 일본, 중국 등 동아시아 지역에 자생하고 있고, 우리나라에서는 전국 산지에서 비교적 흔하게 볼 수 있어요. 키는 보통 10m 정도까지 자라고, 봄이면 하얀 꽃이 아주 화사하게 핍니다.

4-5월에 피는 꽃은 지름이 3.5-4cm 정도 되는데, 한 곳에서 6-9개씩 모여 피거든요. 벚꽃하고 비슷한 시기에 피는데, 꽃잎이 좀 더 크고 순백색이라 나름 멋있습니다. 산에서 우연히 만나면 꽤 인상적이에요. 가을이 되면 작은 열매가 달리는데, 보통 배처럼 큰 게 아니라 지름 2-3cm 정도로 작아요.

돌배 열매가 돌처럼 딱딱하다고 해서 돌배라는 이름이 붙은 건데, 실제로 석세포가 많아서 생으로 먹으면 모래 씹는 것 같은 식감이에요. 그래서 예전부터 생과로 먹기보다는 약용으로 활용하거나 과실주를 담그는 데 많이 썼습니다. 첫서리가 내린 뒤인 10월 이후에 수확하는데, 서리를 맞으면 오히려 당도가 올라간다고 하더라고요.

돌배나무의 약효는 예로부터 민간에서 널리 알려져 있었어요. 한방에서는 기관지 질환에 특히 좋다고 봅니다. 감기, 기침, 천식 같은 폐 질환에 돌배를 달여서 마시면 효과가 있다고 해요. 실제로 돌배에는 항산화물질인 플라보노이드와 폴리페놀 성분이 풍부한데, 이런 성분들이 혈류를 개선하고 고혈압 예방에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탄닌 성분도 많이 들어 있어서 수렴작용을 하거든요. 위와 장을 보호하는 효과가 있고, 대변 시 출혈을 멈추게 하는 데도 쓰였다고 합니다. 민간에서는 갈증 해소나 변비에도 활용했고, 삶아서 즙을 내어 먹으면 버섯 중독이나 구토 증세에도 도움이 된다는 기록이 남아 있어요.

돌배를 활용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가장 흔한 건 돌배청인데, 돌배와 설탕을 1:1 비율로 넣고 3개월 정도 숙성시키면 돼요. 이걸 따뜻한 물에 타서 마시면 목이 아플 때 정말 좋습니다. 돌배주도 인기가 있는데, 소주에 돌배를 넣고 6개월 이상 우려내면 은은한 향이 나는 과실주가 됩니다. 잘 씻어서 말린 다음 차로 끓여 마시는 것도 방법이에요.

산에서 돌배나무를 발견하면 가을에 한번 열매를 주워보세요. 요즘은 온라인에서도 돌배를 구할 수 있는데, 청이나 효소를 담가두면 겨울철 감기 예방에 그만입니다. 다만 야생 열매를 채취할 때는 벌레 먹은 건 피하고, 깨끗이 씻어서 사용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어머니가 담근 돌배청 한 병이 올겨울 감기약보다 나았다는 건 비밀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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