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먹을 때 깍두기가 없으면 왠지 허전한 느낌 있잖아요. 설렁탕이나 곰탕에는 깍두기가 필수고, 그냥 흰밥에 깍두기만 있어도 한 그릇 뚝딱이거든요. 예전에 엄마가 담가주시던 깍두기는 왜 그렇게 맛있었는지 따라 해봐도 그 맛이 안 나서 한참 고민했었어요. 나중에 알고 보니 몇 가지 포인트만 잡으면 누구나 맛있게 만들 수 있더라고요.
기본 재료부터 정리할게요. 무 1개 기준으로 고춧가루 5큰술, 까나리액젓 3큰술, 새우젓 2큰술, 다진 마늘 1큰술, 다진 생강 반 큰술, 굵은 소금 3큰술이 필요하고요. 여기에 매실진액 1큰술과 설탕 1큰술을 넣으면 단맛이 살아나서 맛이 더 좋아져요. 찹쌀풀도 만들어두면 양념이 잘 붙고 감칠맛이 올라갑니다.
무 손질이 첫 번째 관건이에요. 무는 단단하고 물기가 적은 게 좋은데, 껍질을 벗긴 다음 가로세로 2.5센티 정도로 깍둑썰기 하면 돼요. 너무 크면 간이 안 배고 너무 작으면 물러지거든요. 여기서 팁 하나 드릴게요. 잘라낸 무를 미지근한 물에 3분 정도 담갔다가 건져주세요. 무의 조직이 살짝 열려서 나중에 간이 훨씬 잘 들어요.
절이는 과정도 중요해요. 건져낸 무에 굵은 소금 3큰술을 넣고 20분간 절이는데, 10분에 한 번씩 뒤집어줘야 골고루 절여져요. 절이는 시간을 너무 오래 하면 무가 물러지니까 20분을 넘기지 마세요. 절여진 무에서 나온 물은 과감히 버려주세요. 이 물을 넣으면 깍두기가 금방 시어지거든요.
양념 입히는 순서가 맛을 좌우해요. 절인 무에 고춧가루를 먼저 넣고 3분 이상 충분히 버무려주세요. 이렇게 하면 고춧가루가 무에 직접 코팅되면서 빨간색이 예쁘게 나와요. 나중에 양념이랑 같이 넣으면 이 색이 안 나오거든요. 색을 낸 다음에 찹쌀풀, 액젓, 새우젓, 매실진액, 설탕, 다진 마늘, 다진 생강을 전부 넣고 골고루 버무리면 됩니다.
찹쌀풀은 찹쌀가루 3큰술에 물 3큰술을 넣고 약불에서 저어가며 끓이면 되는데 투명해지면 불을 끄고 식혀서 사용하세요. 찹쌀풀 대신 밥풀을 사용해도 괜찮고요. 풀을 넣으면 양념이 무에 잘 달라붙고 숙성되면서 감칠맛이 깊어져요.
버무린 깍두기는 김치 통에 꾹꾹 눌러 담아주세요. 공기가 많이 들어가면 숙성이 고르게 안 되거든요. 실온에서 8-12시간 정도 놔두면 기본 숙성이 되는데, 여름에는 6시간 정도로 짧게 하고 겨울에는 하루 정도 놔도 괜찮아요. 맛을 보셔서 약간 톡 쏘는 맛이 나기 시작하면 냉장고로 옮기시면 됩니다.
깍두기가 무르지 않게 하는 비법도 알려드릴게요. 무를 절일 때 소금 양을 정확히 지키는 게 중요하고, 설탕을 너무 많이 넣지 않아야 해요. 설탕이 많으면 삼투압 때문에 무에서 물이 많이 나와서 물러지거든요. 그리고 버무린 후에 양파즙이나 배즙을 넣는 분들도 있는데 과일 분량을 적당히 조절하지 않으면 빨리 물러질 수 있으니 참고하세요.
잘 담근 깍두기는 냉장고에서 2-3주 정도면 제일 맛있어지고, 한 달 이상 지나면 신맛이 강해지면서 볶음밥이나 찌개용으로 쓰기 좋아져요. 한번 만들어두면 밑반찬 걱정이 사라지니까 주말에 시간 날 때 한번 도전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