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을 붙이는 위치나 방향에는 전통적으로 나름의 원칙이 있어요. 이게 무슨 과학적인 규칙은 아니지만, 오랜 세월 동안 이어져온 문화적인 약속 같은 거라서, 지역이나 집안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더라도 큰 흐름은 비슷해요. 그냥 아무 데나 막 붙이는 건 아니고요, 나름대로의 의미나 상징, 예의 같은 게 담겨 있어요
보통은 지방을 제사상 중앙에 모시는 신위 앞쪽, 즉 ‘혼이 자리한 곳’을 기준으로 해서 붙여요. 그게 보통 상 중앙 쪽이에요. 지방을 세워두는 위치는 ‘신위 앞쪽, 향로 뒤쪽’이 기본이고, 정확히는 향로와 음식 사이에 세우는 식이죠. 그러니까 음식보다 앞, 향보다는 뒤라고 보면 돼요. 너무 앞쪽에 튀어나오면 예의에 어긋난다고도 하고요
방향은 ‘제사 지내는 사람이 지방을 바라보게’ 두는 게 일반적이에요. 다시 말해, 제사 지내는 사람이 절할 때 지방이 정면에 오도록, 글씨가 반대가 아니라 바로 보이게 세운다는 뜻이에요. 그게 곧 ‘혼을 마주 보는 방향’이라고 여겨지는 거죠. 그래서 글씨가 거꾸로 보이게 놓는 건 예의에 맞지 않다고들 해요
위치에 대해 좀 더 들어가 보면, 신위가 여러 개일 때—그러니까 예를 들어 조부모를 함께 모시는 경우—지방도 그에 맞춰서 좌우 위치를 다르게 정해요. 이때 기준은 항상 ‘제사 지내는 사람 쪽에서 봤을 때’를 기준으로 해요. 예를 들어 남자는 왼쪽, 여자는 오른쪽에 두는 경우가 많아요. 이건 전통적인 유교식 배열에서 비롯된 거예요. ‘좌우남녀’라는 말이 거기서 나온 거고요
또한 집안에 따라 지방을 병풍에 붙이기도 하고, 나무 위패 대신 종이로 쓰는 경우도 있는데, 그때도 방향은 마찬가지예요. 절할 때 지방의 글씨가 바로 보여야 하고, 제사 지내는 공간에서 가장 중심에 오게 두는 게 중요해요. 절을 하는 자손의 시선에서 정면 중앙, 이게 핵심이에요
지역이나 종파에 따라 다르게 하기도 해요. 어떤 집은 지방을 붙이지 않고 위패만 놓기도 하고, 또 어떤 곳은 아예 사진을 같이 두기도 하는데, 전통 기준을 따르자면 중심·정면·예의 이 세 가지가 핵심 기준이라고 보면 됩니다. 시대가 바뀌고 간소화되는 분위기 속에서도, 이런 위치와 방향에 대한 예의는 여전히 조심스럽게 지켜지곤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