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부목은 그 자체만 봐서는 어디에 써야 할지 딱 감이 안 오지만, 등급과 처리 방식만 제대로 보면 어떤 용도에 적합한지 거의 정해져 있습니다. 이걸 모르고 그냥 싸고 예뻐 보여서 쓰다 보면 나중에 썩거나 휘거나 부식이 와서 결국 다시 돈 들게 되더라고요
가장 기본은 UC등급 체계인데, 미국 AWPA 기준을 따라 UC1부터 UC5까지 나뉩니다. UC1은 실내 완전 건조한 곳에 쓰는 거라서 우리 집장 같은 데 들어가는 구조물이고요. UC2는 조금 습기가 있을 수 있는 실내, 예를 들면 반지하나 창고 내부 같은 데 가능해요. 여기까진 거의 외부 노출 금지라고 보면 됩니다
문제는 외부에 쓸 거라면 최소 UC3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점이에요. UC3A는 실외지만 비를 직접 맞지 않는 곳, UC3B는 비를 맞지만 물이 고이지 않고 통풍이 잘 되는 조건이죠. 데크 위판이나 난간, 울타리 중간살 같은 데가 여기에 해당돼요. 근데 지면에 닿는 구조물, 예를 들면 데크 기둥이나 울타리 기둥처럼 땅에 직접 박히는 구조물은 무조건 UC4A 이상 써야 합니다. UC4C는 산업용이고요. 비료 저장소라든가, 진짜 혹독한 환경에서도 버텨야 하는 경우입니다
방부 처리 방식도 중요합니다. 예전엔 CCA를 많이 썼지만 지금은 ACQ나 CA 방식으로 바뀌었어요. ACQ는 구리 계열 친환경 방부제로, 외부 데크나 놀이터, 정원용 구조물에 적합해요. CA는 구리+아민계열 조합으로 조금 더 내구성이 강한 편이고요. 어떤 처리를 했는지는 제품표기에서 확인할 수 있는데, 대개 ACQ-D, CA-C 이런 식으로 써 있습니다
이런 방부목은 가공 방식에서도 차이가 납니다. 완전 침투형인지, 표면 처리인지에 따라도 내구성이 다르고요. 눈에 보이는 게 다가 아니라 속까지 얼마나 잘 스며들었는지가 중요하거든요. 방부제가 나무 속 깊이까지 침투돼야 비나 습기, 벌레에 강한데, 이게 안 되면 몇 년 안 가서 썩거나 곰팡이가 낄 수도 있어요
결국 이걸 구분하는 제일 확실한 방법은 사용 장소와 접촉 환경을 먼저 정하고, 그에 맞는 UC등급과 ACQ처리 여부를 확인해서 구매하는 겁니다. 실외인데 지면에 닿는다? 무조건 UC4 이상. 실외인데 벽에 부착되어 있고 통풍 잘 된다? UC3B. 실내용이다? UC1~2. 이렇게 보시면 돼요. 이거 하나만 확실히 기억하셔도 대부분 실수는 피할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