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70’s TV! (70s.myretrotvs.com)


그 시절 텔레비전은 가구였고, 하루의 마무리였고, 온 가족이 모이는 공간이었습니다.
My 70’s TV!라는 사이트를 처음 들어가 봤을 때, 마치 오래된 찬장 속에서 흑백사진을 꺼내본 기분이 들었어요.

이 웹사이트는 이름처럼 1970년대 TV를 그대로 웹 안에 옮겨놓은 듯한 구조입니다.
화면 한가운데엔 큼지막한 레트로 TV가 놓여 있고, 채널 다이얼을 돌리면 실제로 그 시절 방송처럼 다양한 영상 콘텐츠들이 재생돼요. 광고도 나오고, 어린이 프로그램도 나오고, 뉴스도 흐릅니다.

특히 좋았던 건, 사용법이 정말 직관적이라는 거였어요. 복잡한 메뉴나 버튼은 없습니다. 그냥 화면을 보고, 채널을 돌리면 돼요. 채널을 바꿀 때 나는 소리나, 영상이 전환되는 방식까지 옛날 느낌 그대로입니다. 잠깐 머물렀을 뿐인데도 마치 이불 속에서 흑백 TV 보던 어린 시절로 잠시 돌아간 듯한 착각이 들 정도였어요.

영상을 따로 선택하거나 검색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라서, 오히려 그게 더 매력적으로 느껴졌습니다. 어떤 콘텐츠가 나올지 모르니까 계속 머물게 돼요. 요즘 시대에선 보기 힘든, 예전 프로그램의 편안하고 천천한 흐름이 이 사이트엔 살아 있어요.

한 가지 더 인상적이었던 건, 시대를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에요. 주소만 바꾸면 60년대, 80년대 버전도 있더라고요. (60s.myretrotvs.com, 80s.myretrotvs.com 이런 식으로요)

화려한 영상이나 빠른 편집에 익숙해진 요즘이라서 그런지, 이 사이트의 느리고 단순한 구성이 오히려 더 깊은 감정을 건드리는 것 같습니다.

가끔 아무 생각 없이 틀어두고 싶을 때, 또는 부모님과 함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나누고 싶을 때, My 70’s TV!는 꽤 괜찮은 친구가 되어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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