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가구 제작에 박달나무가 선호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박달나무는 예로부터 우리나라 전통 가구 제작에 자주 쓰인 나무입니다. 사실 처음에는 이름만 듣고도 ‘단단한 나무인가 보다’ 정도로만 생각했는데, 알고 보면 정말 쓰임새가 많은 나무더라고요.

가장 먼저 손에 꼽히는 이유는 단단함입니다. 박달나무는 국내에서 자라는 나무들 중에서도 특히 단단한 축에 속합니다. 그냥 단단한 게 아니라, 결이 치밀하고 강도가 높아서 잘 휘거나 부러지지 않아요. 그래서 오래 쓰는 가구, 특히 장이나 책장, 다리 부분에 많이 쓰였죠.

또 한 가지 중요한 특징은, 갈라짐이 적다는 겁니다. 가구는 만들고 나서 시간이 지나면 수축하거나 변형이 생길 수 있는데, 박달나무는 그 변화가 상대적으로 적어요. 그래서 옛날 장인들이 박달나무를 선호했던 것도 무리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색감도 매력적이에요. 처음엔 연한 회갈색에서 시간이 지나면 진한 갈색으로 깊어지는데, 그게 또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만들어줘요. 특별히 광을 내지 않아도 자체적인 은은함이 있어서 전통 가구 특유의 ‘기품’이 살아납니다.

무늬도 예뻐요. 너무 화려하지도, 밋밋하지도 않은 자연스러운 무늬결이 있어서, 조각이나 장식 없이도 나무 자체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나무 자체가 주는 조용한 미학이랄까요.

물론 단점도 있긴 합니다. 워낙 단단하다 보니 가공이 쉽지 않아요. 톱질이나 대패질할 때 시간이 오래 걸리고, 장인의 손을 더 많이 타게 되죠. 그래서 대량생산에는 어울리지 않고, 오히려 한 땀 한 땀 정성 들이는 작업에 잘 맞습니다.

박달나무는 그냥 단단한 나무가 아닙니다. 오래 써도 쉽게 변하지 않고, 조용하지만 단정한 아름다움을 가진 나무죠. 그래서일까요. 박달나무로 만든 전통 가구를 보면 그냥 오래된 가구가 아니라, 시간을 버틴 가구처럼 느껴집니다. 그 단단함 속에 오랜 세월이 스며 있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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