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다리쑥국이 제철 음식으로 사랑받는 이유는?


봄이 오면 시장의 색이 달라집니다. 파릇파릇한 채소들 사이로 봄 향기 가득한 식재료들이 얼굴을 내밀지요. 그중에서도 유난히 손님들의 발길을 붙잡는 조합이 있습니다. 바로 도다리와 쑥입니다. 이 둘이 만나 탄생하는 도다리쑥국은 봄철이면 꼭 한 번은 먹어줘야 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남녀노소에게 사랑받는 대표적인 제철 음식입니다.

도다리쑥국이 특별한 이유는 단순히 맛 때문만은 아닙니다. 제철에 나는 재료들이 가진 풍미와 영양, 그리고 계절의 기운을 오롯이 담고 있기 때문이지요. 도다리는 봄이 되면 살이 오르고 지방이 적당히 올라 가장 맛있을 때를 맞이합니다. 살이 부드럽고 뼈가 연해서 국물 맛이 시원하고 깔끔한 것이 특징입니다. 쑥은 3월에서 5월 사이에 채취한 어린잎이 가장 향긋하고 부드러운데, 이 시기의 쑥은 해독 작용과 면역력 강화에도 탁월한 식재료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두 재료가 만나면 그야말로 ‘입으로 봄을 느낀다’는 표현이 딱 어울립니다. 들깨나 된장을 넣지 않고 맑게 끓인 도다리쑥국은 고운 국물 색과 함께 은은하게 퍼지는 쑥 향, 그리고 도다리 살의 담백함이 어우러져 속이 편안해지는 느낌을 줍니다. 기름기나 자극적인 맛이 없어서 술 마신 다음 날 해장용으로도 좋고, 입맛 없을 때 한 그릇 먹으면 속이 확 풀리는 기분이 듭니다.

또 하나의 매력은 조리법이 의외로 간단하다는 점입니다. 손질한 도다리를 넣고 물을 끓인 뒤, 마지막에 데친 쑥을 넣고 국간장이나 소금으로 간만 살짝 해주면 완성입니다. 짧은 시간 안에 봄 제철 국 한 상이 완성되니, 바쁜 일상 속에서도 충분히 도전해볼 수 있는 요리입니다.

도다리쑥국은 봄철 입맛을 돋우는 것 이상으로, 계절이 주는 치유의 밥상 같은 느낌이 있습니다. 재료 그대로의 맛을 살리고, 자극 없이 편안하게 즐길 수 있어서 어른들 반찬으로도 좋고, 자라나는 아이들에게도 부담 없이 먹일 수 있는 건강한 국이지요.

해마다 봄이 오면 도다리쑥국을 꼭 찾게 되는 이유, 단지 유행이 아니라 이 계절에만 느낄 수 있는 순한 기운과 향이 그 안에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찬 바람이 물러가고 따뜻한 기운이 찾아오는 시기, 도다리쑥국 한 그릇으로 몸과 마음 모두 봄맞이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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