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 둔 감자를 한동안 두면 어느새 눈에서 싹이 삐죽 올라옵니다. 버리자니 아깝고 그냥 먹자니 찜찜한데, 싹만 도려내면 먹어도 되는지 아니면 통째로 버려야 하는지 망설여집니다.
감자 싹이 문제가 되는 까닭은 솔라닌이라는 독성 물질 때문입니다. 감자는 싹이 트거나 빛을 받아 껍질이 푸르게 변할 때 이 솔라닌을 많이 만들어 냅니다. 많이 먹으면 메스꺼움이나 복통, 어지럼 같은 증상을 일으킬 수 있어 무심코 넘길 일이 아닙니다.
다행인 것은 솔라닌이 주로 싹과 그 주변, 그리고 푸르게 변한 껍질 쪽에 몰려 있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싹이 몇 개 난 정도라면 싹과 그 밑동을 도려내고 푸른 부분을 두껍게 깎아 내면, 남은 속살은 먹어도 큰 문제가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도려낼 때는 싹이 박혔던 눈 주위를 칼끝으로 둥글게, 평소보다 넉넉히 파내는 것이 안전하고, 깎고 난 뒤 속살이 여전히 푸르스름하면 그 부분도 더 도려내는 편이 낫습니다.
다만 모든 감자를 이렇게 살려 먹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싹이 사방으로 잔뜩 올라왔거나 감자 전체가 푸르딩딩하고 쭈글쭈글해졌다면 솔라닌이 속까지 퍼졌을 수 있으니 아깝더라도 버리는 편이 낫습니다. 솔라닌은 삶거나 굽는 정도로는 잘 없어지지 않아, 가열한다고 안심할 수 없다는 점도 기억해 둘 만합니다.
정리하면 감자 싹은 몇 개 난 정도라면 싹과 푸른 부분을 넉넉히 도려내고 먹을 수 있지만, 싹이 무성하거나 전체가 푸르게 변했다면 버리는 것이 안전합니다. 애초에 감자를 빛이 들지 않는 서늘하고 어두운 곳에 두면 싹이 더디게 나, 이런 고민을 줄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