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이나 기일에 제사를 지내다 보면 집집마다, 지역마다 상차림이 다르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같은 제사인데 어느 집은 이 음식을 올리고 어느 집은 안 올리니, 왜 이렇게 차이가 나는지 궁금해집니다.
가장 큰 이유는 제사 음식이 본래 그 고장에서 나는 것을 올리는 데서 출발했기 때문입니다. 바다를 낀 고장에서는 생선과 해산물이 푸짐하게 오르고, 내륙이나 산간에서는 나물과 고기, 떡이 중심이 됩니다. 옛날에는 멀리서 음식을 구하기 어려웠으니 자연스레 가까이서 나는 제철 재료로 상을 차렸고, 그것이 굳어져 지역마다 다른 상차림으로 이어진 것입니다.
흔히 드는 예가 생선입니다. 동해안 쪽에서는 문어나 상어 고기를 귀하게 올리고, 어느 지역에서는 돔배기라 부르는 상어 산적을 빼놓지 않습니다. 반면 다른 곳에서는 그런 음식을 아예 쓰지 않습니다. 떡이나 전, 나물의 종류도 고장마다 다르고, 같은 음식이라도 부르는 이름이나 만드는 방식이 갈립니다. 어느 쪽이 맞고 틀리고의 문제가 아니라 그 지역의 살림과 입맛이 담긴 것입니다.
집안마다 다른 것도 비슷한 이치입니다. 제사는 집안 어른에게서 아래로 전해 내려오는데, 그 과정에서 시집온 사람의 친정 풍습이 섞이고 형편에 따라 음식이 더해지거나 빠지면서 집집의 방식이 만들어집니다. 그래서 흔히 남의 집 제사에 감 놔라 배 놔라 하지 말라는 말이 있는 것입니다. 정해진 하나의 정답이 있다기보다 집안마다 이어 온 방식이 있는 셈입니다.
정리하면 제사 상차림이 지역과 집안마다 다른 것은, 본래 그 고장에서 나는 재료로 상을 차린 데다 집집의 내력이 더해졌기 때문입니다. 형식을 두고 옳고 그름을 따지기보다, 조상을 기리는 마음을 담아 집안에서 이어 온 방식대로 정성껏 차리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보는 것이 마음 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