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텃밭에 고추를 심어볼까 하고 종묘상에 갔다가 품종이 너무 다양해서 깜짝 놀랐어요. 예전엔 그냥 “고추 모종 주세요” 하면 됐는데, 요즘은 품종마다 특성이 다르고 이름도 생소한 게 많더라고요. 그래서 올해 고추 모종을 고르기 전에 어떤 종류가 있는지 한번 정리해봤습니다.
먼저 고추 모종을 크게 나누면 용도에 따라 풋고추용, 건고추용, 관상용 정도로 분류할 수 있어요. 풋고추용은 청양고추, 꽈리고추, 오이고추 같은 것들이 해당되고, 건고추용은 말려서 고춧가루로 쓰는 품종들이에요. 텃밭에서 재배한다면 보통 풋고추용과 건고추용 한두 가지씩 섞어 심는 분들이 많습니다.
2026년 올해 종자기업들이 밀고 있는 주력 품종 몇 가지를 보면요. 칼탄부라보라는 품종이 있는데, 초세가 강하고 반직립형이라 관리가 편해요. 매운맛이 약한 편이라 매운 걸 못 드시는 분들도 괜찮고, 무엇보다 칼라병과 탄저병, 역병에 강한 복합내병계라서 안정적으로 재배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에요. 숙기도 빠르고 건과 품질이 우수해서 고춧가루용으로도 좋습니다.
불꽃스타라는 품종도 인기가 많은데요. 이것도 역시 순한 매운맛이 특징이고 칼라병이나 CMV(오이모자이크바이러스), TMV(담배모자이크바이러스)에 강해요. 마디가 짧아서 노지뿐 아니라 하우스 재배에도 적합하고, 과형이 크고 균일해서 수량성이 좋습니다. 후기까지 과형 변이가 적다는 점도 매력적이에요.
저신미계, 그러니까 매운맛이 적은 고추를 원하신다면 올복합이라는 품종도 있습니다. 2022년에 출시된 후로 저신미계 시장에서 전국 1등을 유지하고 있는 조생종이에요. 매운 걸 싫어하는 아이들이 있는 집에서는 이런 품종을 심으면 온 가족이 편하게 먹을 수 있지요.
반대로 매운맛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청양고추 품종을 추천드려요. 청양고추는 4000-12000SHU 정도의 매운맛을 내는데, 풋고추로 먹기도 하고 말려서 쓰기도 해요. 꽈리고추도 텃밭에서 기르기 좋은 품종인데, 주름진 겉모양이 특징이고 매운맛이 거의 없어서 반찬용으로 인기가 많습니다.
고추 모종을 고를 때 한 가지 중요한 건 내병성인데요. 요즘 기후변화 때문에 고추 재배가 예전보다 까다로워졌거든요. 특히 토마토반점위조바이러스(TSWV, 칈라병)가 문제가 많이 되고 있어서, 종자기업들도 복합내병계 품종 개발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모종 살 때 병해충 저항성이 어느 정도인지 꼭 확인해보시는 게 좋아요.
재배 환경도 간단히 알아두시면 좋은데요. 고추는 주간 25-30도, 야간 15도 이상에서 잘 자라고, 토양은 물 빠짐이 좋고 유기물이 풍부한 게 적합합니다. 토양 산도는 pH 6.0-6.5 정도의 약산성이 이상적이에요. 모종은 보통 4-5월에 정식하는데, 지역에 따라 시기가 다르니까 서리 걱정이 없어진 후에 심는 게 안전합니다. 올해 텃밭 고추 농사 잘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