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말이 늦는 것 같은데 언어치료는 몇 살부터 시작해야 할까?


조카가 두 돌이 지났는데 아직 말을 거의 안 해서 언니가 걱정을 많이 하더라고요. 주변에서는 남자아이라 원래 말이 늦다, 기다리면 터진다 이런 말을 하는데, 언니는 혹시 언어치료를 받아야 하는 건 아닌지 계속 신경이 쓰인다고 했어요. 저도 궁금해서 아동 언어발달 지연 기준이랑 언어치료에 대해 좀 찾아봤습니다.

우선 아이마다 발달 속도가 다른 건 맞아요. 하지만 의학적으로 언어발달 지연을 의심해볼 수 있는 기준이 있거든요. 생후 6개월이 되었는데 옹알이를 전혀 하지 않거나, 12개월에 엄마 아빠 같은 의미 있는 옹알이가 없는 경우, 18개월에 의미 있는 단어가 하나도 없는 경우, 24개월에 두 단어 조합이 안 되는 경우에는 한번 전문가 상담을 받아보시는 게 좋습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보면, 보통 12개월 무렵에는 엄마, 맘마 같은 첫 단어가 나오기 시작하고, 18개월이면 10-50개 정도의 단어를 사용할 수 있어요. 24개월에는 두 단어를 조합해서 밥 줘, 엄마 안아 같은 표현을 하기 시작하고, 36개월에는 세 단어 이상 조합이 가능해지면서 간단한 문장을 만들 수 있습니다. 이런 기준에서 또래보다 6개월-1년 이상 뒤처진다면 언어발달 지연으로 볼 수 있어요.

언어치료를 시작하는 시기는 빠를수록 좋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의견이에요. 특히 뇌의 가소성이 높은 만 3세 이전에 시작하면 개선 속도가 빠르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예전에는 좀 기다려보자는 의견이 많았는데, 요즘은 조기진단 조기치료를 원칙으로 하고 있어서 의심되면 진단 즉시 치료를 시작하는 걸 권장하고 있어요.

언어치료를 받으려면 먼저 언어평가를 해야 합니다. 병원 소아재활의학과나 언어치료 전문 센터에서 받을 수 있는데, 아이의 수용언어(이해하는 능력)와 표현언어(말하는 능력)를 각각 평가해서 어느 부분에서 지연이 있는지 파악하게 돼요. 이 평가 결과에 따라 치료 방향이 달라집니다.

치료 방법은 아이의 상태에 따라 다양해요. 조음음운치료는 발음이 정확하지 않은 경우에 받는 치료이고, 수용 및 표현 언어치료는 단어 이해나 표현 능력을 키워주는 치료입니다. 호흡이나 발성에 문제가 있으면 그쪽 중재도 같이 진행하고요. 보통 주 1-2회 센터에 방문해서 30-40분 정도 치료를 받는 형태가 일반적이에요.

치료 비용은 사설 센터 기준으로 회당 약 4만원-8만원 정도 하는데,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병원에서 받으면 비용이 좀 줄어들어요. 또 발달재활서비스 바우처라는 정부 지원 제도가 있는데, 만 18세 미만 장애아동이 대상이고 소득 기준에 따라 월 최대 25만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습니다. 영유아건강검진에서 언어발달 지연이 확인된 경우에도 바우처 신청이 가능하니까 꼭 확인해보세요.

치료 효과는 시작 시기와 아이의 상태에 따라 다르지만, 이해 언어가 정상인데 표현만 늦은 경우에는 예후가 좋은 편이에요. 많은 경우 3세 전후로 급격히 말이 늘어나기도 하고요. 반면에 이해와 표현 모두 지연된 경우에는 치료 기간이 좀 더 길어질 수 있는데, 짧게는 6개월에서 길게는 몇 년까지 걸리기도 합니다.

부모가 집에서 할 수 있는 것도 중요해요. 아이에게 말을 많이 걸어주되 너무 긴 문장보다는 아이 수준에 맞는 짧은 문장으로 이야기해주는 게 좋고, 아이가 말을 하려고 시도할 때 기다려주면서 반응해주는 게 도움이 됩니다. TV나 스마트폰 영상 노출은 줄이고 대면 상호작용을 늘리는 것도 언어발달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해요.

말이 좀 늦다고 해서 무조건 문제가 있는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무작정 기다리기만 하는 것도 좋은 선택은 아닌 것 같아요. 혹시 우리 아이가 좀 늦는 것 같다 싶으면 가까운 소아과나 언어치료 센터에서 상담이라도 한번 받아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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