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신자인 어머니를 따라 어렸을 때 성당에 다닌 적이 있는데, 그때는 묵주기도가 뭔지도 잘 모르면서 그냥 옆에서 따라 했던 기억이 나요. 나이가 들어서 다시 관심을 갖게 됐는데, 묵주기도가 정확히 어떤 기도인지, 어떤 순서로 하는 건지 제대로 알고 싶어서 찾아봤어요. 가톨릭 신자분들뿐 아니라 묵주기도에 대해 궁금하신 분들에게도 도움이 될 내용을 정리해봤습니다.
묵주기도는 가톨릭에서 가장 대표적인 기도 중 하나예요. 묵주라는 작은 구슬 목걸이를 손에 들고 알 하나하나를 넘기면서 기도를 바치는 방식인데요, 단순히 기도문을 외우는 게 아니라 예수님과 성모 마리아의 생애에서 중요한 사건들을 묵상하면서 기도하는 거예요. 그래서 묵주기도라는 이름이 붙은 거지요. 묵상할 주제가 정해져 있고 그걸 “신비”라고 부르는데, 이 신비에 대해서는 아래에서 좀 더 자세히 이야기할게요.
묵주의 구조부터 간단히 설명드리면, 묵주는 십자가에서 시작해요. 십자가 아래에 큰 알 1개, 작은 알 3개, 다시 큰 알 1개가 일렬로 연결되어 있고, 그 다음에 원형으로 큰 알 5개와 작은 알 50개가 교대로 배치되어 있어요. 큰 알 사이마다 작은 알이 10개씩 묶여 있는 구조인데, 이 10개짜리 묶음 하나가 1단이 되는 거예요. 그래서 묵주기도 5단이라고 하면 이 묶음을 5번, 즉 한 바퀴를 도는 걸 뜻해요.
기도 순서는 이래요. 먼저 십자가를 잡고 성호경을 긋고 사도신경을 바쳐요. 그다음 첫 번째 큰 알에서 주님의 기도를 하고, 작은 알 3개에서 각각 성모송을 한 번씩 바쳐요. 다시 큰 알에서 영광송을 드린 후, 본격적으로 신비를 묵상하면서 5단 기도가 시작돼요. 각 단은 큰 알에서 주님의 기도 1번, 작은 알 10개에서 성모송 각 1번씩 총 10번, 그리고 마지막에 영광송 1번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신비는 묵주기도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어요. 원래 환희의 신비, 고통의 신비, 영광의 신비 세 가지가 있었는데, 2002년에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빛의 신비를 추가해서 현재는 총 4가지 신비, 20단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환희의 신비는 예수님의 탄생과 관련된 기쁜 사건들을 묵상하고, 빛의 신비는 예수님의 공생활 중 주요 사건들을 다뤄요. 고통의 신비는 예수님의 수난과 십자가 죽음을, 영광의 신비는 부활과 승천을 묵상하는 거지요.
요일별로 어떤 신비를 바치는지도 권장 사항이 정해져 있어요. 월요일과 토요일에는 환희의 신비, 화요일과 금요일에는 고통의 신비, 수요일과 주일에는 영광의 신비를 바치고, 목요일에는 빛의 신비를 바치는 게 일반적이에요. 다만 이건 권장 사항이라서 반드시 지켜야 하는 건 아니고, 상황에 따라 본인이 묵상하고 싶은 신비를 선택해도 괜찮다고 해요.
묵주 자체의 종류도 여러 가지가 있어요. 가장 흔한 건 5단 묵주인데, 일상적으로 기도할 때 가장 많이 사용해요. 전체 신비를 다 묵상하는 15단 묵주나 20단 묵주도 있고요. 특수한 목적의 묵주도 있는데, 성모칠고 묵주는 성모 마리아가 겪은 7가지 고통을 묵상하며 바치는 기도용이고, 하느님 자비의 묵주기도는 일반 묵주를 사용하되 기도문이 다른 방식이에요. 재질도 나무, 돌, 수정, 금속 등 다양해서 취향에 따라 선택하시면 돼요.
묵주기도를 처음 시작하시는 분이라면 한꺼번에 5단을 다 바치려고 하기보다 1단씩 천천히 시작해보시는 게 좋아요. 기도문이 반복되는 구조라서 처음에는 단조롭게 느껴질 수 있는데, 신비를 묵상하면서 기도하다 보면 마음이 차분해지고 집중이 되는 걸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 5단 기도를 전부 바치는 데 대략 15-20분 정도 걸리는데, 출퇴근길이나 잠들기 전에 바치시는 분들이 많다고 해요.
묵주기도는 성모 마리아에 대한 신심을 바탕으로 하지만 본질적으로는 예수 그리스도를 중심에 두는 기도예요. 성모 마리아를 통해 예수님의 삶을 묵상하고, 그 과정에서 신앙적인 깨달음을 얻는 것이 묵주기도의 참된 의미라고 할 수 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