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동네를 산책하다가 담장 옆으로 조그만 흰 꽃이 쏟아지듯 피어 있는 걸 봤어요. 가까이 가니까 달콤한 향기가 확 퍼지더라고요. 뭔가 싶어서 찾아보니 꽃댕강나무라는 이름의 관목이었어요. 이름은 좀 생소한데 실제로는 길가나 공원에서 꽤 자주 볼 수 있는 나무거든요. 오늘은 이 향기 좋은 꽃댕강나무에 대해 알아볼게요.
꽃댕강나무는 인동과에 속하는 반상록 활엽관목으로, 학명은 Abelia x grandiflora예요. 중국 원산인 댕강나무와 균모댕강나무를 교배해서 만든 원예 품종인데, 원래 댕강나무보다 꽃이 크고 개화 기간이 길어서 조경용으로 인기가 많아요. 키는 1-2미터 정도까지 자라는데 관리를 안 하면 좀 더 커질 수도 있습니다.
가장 매력적인 포인트는 향기예요. 꽃 하나하나는 2센티 정도로 작은 종 모양인데, 이 작은 꽃에서 나오는 향이 생각보다 진해요. 라일락 비슷하면서도 달콤한 느낌인데, 코가 예민하지 않은 사람도 근처를 지나가면 향을 느낄 수 있을 정도거든요. 꿀벌이나 나비가 엄청 좋아해서 꽃이 필 때면 벌들이 잔뜩 모여들어요.
개화 기간이 아주 긴 것도 장점이에요. 보통 6월부터 11월까지 꽃이 피는데, 여름 내내 그리고 가을까지 계속 꽃을 볼 수 있다는 거예요. 한꺼번에 화려하게 피기보다는 조금씩 꾸준히 피는 스타일이라 오랫동안 즐길 수 있습니다. 꽃 색깔은 흰색에서 연분홍색까지 있고, 꽃이 지고 나면 분홍빛 꽃받침이 남아서 그것도 나름 관상 포인트가 돼요.
키우기는 어렵지 않은 편이에요. 햇빛이 잘 드는 곳부터 반그늘까지 잘 적응하고, 토양도 크게 안 가려요. 다만 토심이 깊고 비옥한 흙에서 더 잘 자라긴 해요. 내공해성이 강해서 도심의 매연이 많은 곳에서도 무탈하게 자라고, 바닷바람에도 잘 견디기 때문에 해안가 조경에도 많이 쓰여요. 다만 추위에는 좀 약한 편이라 중부 지방에서는 겨울에 잎이 다 떨어지기도 합니다.
생울타리로 활용하면 정말 좋은 나무예요. 맹아력이 강해서 가지치기를 해도 새 가지가 금방 나오거든요. 꽃이 진 후에 단정하게 잘라주면 모양이 깔끔하게 유지되고, 매년 봄에 새 잎이 올라오면서 자연스럽게 녹색 울타리가 만들어져요. 실제로 아파트 단지나 도로변 화단에서 생울타리로 심어진 꽃댕강나무를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번식은 꺾꽂이로 하면 되는데 성공률이 높아요. 늦은 봄이나 가을에 건강한 가지를 15-20센티 정도 잘라서 아래쪽 잎을 떼고 흙에 꽂으면 돼요. 2-3주면 뿌리가 나기 시작하는데, 뿌리가 충분히 자란 후에 원하는 장소에 옮겨 심으면 됩니다. 관리 포인트는 과습만 안 시키면 되고 비료는 봄에 한 번 정도 주면 충분해요.
꽃댕강나무 중에서 에드워드 가우처라는 품종도 있는데, 이건 꽃이 연분홍색이라 좀 더 화사한 느낌이에요. 일반 꽃댕강나무보다 키가 좀 작아서 화분에서 키우기에도 좋고요. 정원에 향기나는 꽃나무를 하나 심고 싶은데 관리가 까다로운 건 싫다면 꽃댕강나무를 한번 고려해보세요. 거의 반년 동안 향기로운 꽃을 즐길 수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