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겨울에 친구네 집에 놀러 갔다가 거실 창가에 놓인 식물 하나에 눈이 딱 갔어요. 줄기는 좀 뻣뻣해 보이는데 그 사이사이에 빨간 꽃이 조르르 피어 있더라고요. 그게 꽃기린이었는데, 다육식물처럼 물을 많이 안 줘도 되고 일년 내내 꽃을 볼 수 있다는 말에 바로 하나 들였거든요. 근데 막상 키워보니까 의외로 신경 쓸 부분이 있더라고요. 오늘은 제가 직접 키워보면서 알게 된 것들 정리해볼게요.
꽃기린은 학명이 유포르비아 밀리(Euphorbia milii)인데, 원래 마다가스카르가 원산지예요. 열대 지역 출신이라 그런지 추위에는 좀 약한 편이고, 반대로 더위나 건조한 환경에는 꽤 잘 버텨요. 줄기에 가시가 있어서 처음 보면 선인장인가 싶기도 한데, 엄밀히 따지면 다육식물에 더 가까워요. 꽃처럼 보이는 부분은 사실 포엽이라고 해서 진짜 꽃을 감싸는 잎인데, 빨강, 분홍, 노랑, 흰색 등 색상이 다양해서 관상용으로 인기가 많습니다.
키울 때 제일 중요한 게 햇빛이에요. 하루에 최소 4-6시간 정도는 직사광선을 받아야 꽃이 제대로 피거든요. 제가 처음에 거실 안쪽에 뒀더니 꽃이 하나둘 떨어지더니 결국 새 꽃이 안 나오더라고요. 그래서 베란다 쪽으로 옮겼더니 확실히 달라졌어요. 빛이 부족하면 줄기만 웃자라고 꽃은 거의 안 핀다고 보시면 됩니다. 특히 꽃눈이 생기려면 낮에는 충분한 빛을 받되, 밤에는 어두운 환경이 유지되어야 한다고 해요.
물주기는 생각보다 간단해요. 다육이니까 과습만 안 시키면 된다는 게 기본 원칙인데, 봄부터 가을까지 성장기에는 겉흙이 완전히 말랐을 때 물을 주면 돼요. 손가락을 흙에 한 마디 정도 넣어봐서 건조하면 그때 주는 거죠. 겨울에는 물주기 간격을 더 늘려야 하고요. 2주에 한 번 정도면 충분합니다. 저도 처음에는 걱정돼서 자주 물을 줬는데, 그랬더니 줄기가 물러지기 시작하더라고요. 과습으로 인한 뿌리 부패가 꽃기린 키울 때 가장 흔한 실패 원인이에요.
온도 관리도 알아두면 좋아요. 꽃기린은 15-30도 사이에서 가장 잘 자라고, 겨울에도 최저 10도 이상은 유지해줘야 해요. 영하로 내려가면 거의 회복이 안 된다고 봐야 하거든요. 우리나라 겨울에는 실내로 들여놓는 게 안전하고, 베란다에 두더라도 이중창이 있는 곳이 좋습니다. 난방 바로 옆은 너무 건조해질 수 있으니 약간 거리를 두고 놓는 게 포인트예요.
분갈이는 보통 1-2년에 한 번 정도 해주면 되는데, 봄이 제일 좋은 시기예요. 배수가 잘 되는 흙을 써야 하는데, 다육식물용 배양토에 펄라이트를 3:1 비율로 섞어주면 무난합니다. 화분 바닥에 구멍이 꼭 있어야 하고요. 물이 고이면 진짜 금방 뿌리가 썩어요. 분갈이할 때 줄기 가시에 찔리기 쉬우니까 두꺼운 장갑을 끼고 하시는 걸 추천해요.
번식은 삽목으로 하면 되는데 생각보다 성공률이 높아요. 건강한 줄기를 10센티 정도 잘라서 잘린 면의 수액을 물로 씻어낸 다음에 그늘에서 2-3일 말려주세요. 그 다음에 마른 흙에 꽂아두면 2-3주 안에 뿌리가 나기 시작해요. 여기서 한 가지 꼭 주의할 점이 있는데, 꽃기린의 하얀 수액에는 독성이 있어요. 피부에 닿으면 자극을 줄 수 있고, 눈에 들어가면 위험하거든요. 반려동물이 있는 집에서는 특히 조심해야 합니다.
병충해는 크게 걱정 안 해도 되는 편인데, 간혹 깍지벌레나 진딧물이 생길 수 있어요. 발견하면 알코올을 묻힌 면봉으로 닦아내거나 살충제를 써주면 돼요. 그리고 잎이 노랗게 변하면서 떨어지면 대부분 과습이거나 빛이 부족한 거니까 환경을 점검해보시면 됩니다.
정리하자면 꽃기린은 초보자도 충분히 키울 수 있는 식물이에요. 햇빛 잘 주고, 물은 흙이 마른 다음에 주고, 겨울에 10도 이하로 안 떨어뜨리는 것. 이 세 가지만 기억하면 일년 내내 예쁜 꽃을 볼 수 있거든요. 저도 지금 두 번째 겨울을 나고 있는데 여전히 꽃이 잘 피고 있어서 보람 있어요. 집에 화사한 포인트가 필요하신 분들은 한번 도전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