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 하면 매화가 먼저 떠오르시는 분들 많으실 텐데, 사실 광양에는 꽤 멋진 산도 있거든요. 바로 백운산이에요. 해발 1,218m로 전남에서 지리산 다음으로 높은 산인데, 생각보다 잘 알려져 있지 않아서 조용하게 산행을 즐기기 좋아요. 봄에는 진달래가 능선을 따라 피어서 정말 장관이에요.
등산 코스는 크게 두어 가지가 있어요. 가장 대중적인 건 어치계곡 코스예요. 어치마을에서 출발해서 계곡을 따라 올라가다가 억불봉을 거쳐 정상에 오르는 루트인데, 편도 약 4-5시간 정도 걸려요. 계곡 따라 걷는 구간이 있어서 여름에도 시원하고, 가을에는 단풍이 기가 막히거든요.
억불봉이 이 산의 하이라이트예요. 정상 바로 아래에 있는 바위 봉우리인데, 여기서 보는 조망이 진짜 끝내줘요. 맑은 날에는 섬진강 줄기가 아래로 내려다보이고, 멀리 지리산까지 보이거든요. 바위 위에 서서 사방을 둘러보면 발 아래로 산줄기가 겹겹이 펼쳐지는데 그 풍경이 어디 내놔도 빠지지 않아요.
봄 산행을 계획하신다면 4-5월을 추천드려요. 이때 진달래가 능선을 따라 온통 분홍빛으로 물들거든요. 산 아래 매화마을의 매화는 3월에 피니까, 타이밍을 잘 맞추면 매화 구경하고 바로 백운산 산행까지 이어서 할 수 있어요. 이런 연계 코스로 다녀오시면 하루가 정말 알차요.
난이도는 중급 정도로 보시면 돼요. 초반 계곡 구간은 완만해서 괜찮은데, 중반부터 경사가 꽤 가파라져요. 체력 안배를 잘 하셔야 해요. 특히 하산할 때 무릎에 부담이 많이 오니까 등산 스틱을 꼭 챙기시고요. 등산화도 발목을 잡아주는 중등산화를 추천드려요. 운동화로 오르시면 후회하실 수 있어요.
준비물은 기본적인 등산 장비 외에 물을 넉넉히 챙기세요. 계곡 물이 있긴 한데 정상 부근에는 물 구할 데가 없거든요. 간식이나 도시락도 가져가시면 좋아요. 정상에서 점심 먹으면 분위기가 남달라요. 그리고 산 위는 아래보다 기온이 5-10도 정도 낮으니까 바람막이 하나 꼭 챙기세요.
하산 후에 광양 매화마을에 들르시면 좋아요. 3월이면 매화가 한창이고, 그 외 시기에도 섬진강변 풍경이 아름다워요. 매실로 만든 음식도 맛볼 수 있고요. 광양불고기도 유명하니까 하산 후 보양으로 드시면 딱이에요. 고기를 참숯에 구워 먹는 건데, 양념이 달짝지근해서 등산 후 지친 몸에 에너지가 확 채워지는 느낌이에요.
백운산은 솔직히 지리산이나 한라산에 비하면 인지도가 낮은 편이에요. 근데 그게 오히려 장점이에요. 사람이 덜 붐비니까 자연 그대로의 산을 느낄 수 있거든요. 조용한 산행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한 번 가보시면 분명 마음에 드실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