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는 의외로 잠이 많은 동물이에요. 하루 평균 12 – 16시간을 자는 고양이에게 침대는 단순한 액세서리가 아니라 일상의 중요한 공간입니다. 그런데 막상 사줘도 외면하는 경우가 많죠. 고양이 습성을 이해하고 침대를 고르면 실제로 잘 써줄 확률이 높아집니다.
고양이는 본능적으로 몸을 숨길 수 있는 아늑한 공간을 선호합니다. 야생에서 포식자로부터 몸을 지키던 습성이 남아 있는 거예요. 그래서 사방이 트인 평평한 쿠션보다는 벽이 있거나 지붕이 덮인 동굴형, 또는 테두리가 있는 침대를 더 좋아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특히 불안감을 많이 느끼는 고양이나 새로운 환경에 예민한 고양이라면 동굴형이 훨씬 잘 맞아요.
사이즈 선택에서 흔한 실수가 크게 사면 더 좋겠지 하는 생각입니다. 고양이는 오히려 몸에 꼭 맞는 공간에 있을 때 안정감을 느껴요. 몸을 동그랗게 웅크렸을 때 딱 맞는 크기, 또는 쭉 뻗었을 때 발이 가볍게 걸칠 수 있는 정도가 적당합니다. 너무 크면 고양이가 그 공간을 “내 공간”으로 느끼지 못하고 외면하기도 해요.
소재는 계절에 맞춰 고르면 좋습니다. 겨울에는 폭신하고 따뜻한 양털 소재나 극세사 소재가 좋고, 여름에는 통기성이 좋은 면 소재나 냉감 소재를 선택하면 됩니다. 4계절 겸용으로 나오는 제품 중에는 커버를 뒤집어 쓰면 여름용, 원래대로 쓰면 겨울용으로 활용할 수 있는 것도 있어요. 고양이가 냄새에 민감하기 때문에 처음에 화학 냄새가 강한 소재는 세탁 후 사용하는 게 좋습니다.
세탁이 쉬운지 여부도 꼭 확인하세요. 고양이 침대에는 털과 분비물이 꽤 빠르게 쌓입니다. 내부 쿠션을 분리할 수 있고 커버를 세탁기 세탁할 수 있는 구조라면 관리가 훨씬 편해요. 물세탁이 불가한 소재는 빠르게 위생 문제가 생기고, 고양이도 냄새에 민감해서 더럽다 싶으면 아예 사용을 거부하기도 합니다.
위치 선정도 중요합니다. 침대를 좋은 걸 사줘도 위치가 마음에 안 들면 쓰지 않아요. 고양이가 평소에 자주 가는 자리, 따뜻한 햇볕이 드는 창가, 또는 집사가 주로 있는 공간 근처에 두는 게 좋습니다. 통행이 많은 복잡한 곳보다는 조용하면서도 너무 구석지지 않은 곳이 이상적이에요. 높은 곳을 좋아하는 고양이라면 선반이나 캣타워 위에 올려두는 것도 방법입니다.
침대를 새로 들였을 때 고양이가 바로 쓰지 않더라도 너무 실망하지 마세요. 고양이는 낯선 물건에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립니다. 집사 옷이나 담요처럼 익숙한 냄새가 나는 천을 침대 위에 잠깐 올려두면 고양이가 더 빨리 친근감을 느끼는 데 도움이 됩니다. 억지로 올려놓기보다 자연스럽게 관심 갖도록 유도하는 게 훨씬 효과적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