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끼리 돈 보내는 일이야 뭐 흔하잖아요. 부모님이 자녀한테 용돈 보내주고, 명절에 세뱃돈 이체하고, 결혼 자금 보태주고. 근데 이게 세금이랑 연결된다는 걸 모르시는 분들이 의외로 많아요. 저도 처음에는 가족끼리 주고받는 건데 무슨 세금이야? 싶었거든요. 근데 알고 보니 가족 간 계좌이체도 증여세 과세 대상이 될 수 있더라고요.
일단 기본 원칙이 이래요. 누군가에게 대가 없이 돈을 주면 그건 증여예요. 가족이든 남이든 상관없어요. 그리고 증여를 받으면 증여세를 내야 합니다. 다만 가족 간에는 일정 금액까지 세금을 면제해주는 공제 제도가 있어요. 이걸 증여재산공제라고 하는데, 이 한도 안에서는 세금이 안 붙어요.
공제 한도가 얼마냐면요. 배우자 간에는 6억 원이에요. 꽤 크죠. 부모와 자녀 같은 직계존비속 사이에서는 5천만 원이고, 자녀가 미성년자면 2천만 원이에요. 기타 친족, 그러니까 형제자매나 사촌 같은 경우는 1천만 원이고요. 이게 중요한 건 10년 동안 합산이라는 점이에요. 한 번에 5천만 원이 아니라 10년 치를 모두 더해서 5천만 원까지라는 거죠.
예를 들어볼게요. 아버지가 성인 자녀에게 매년 500만 원씩 보내줬다고 칩시다. 10년이면 5천만 원이잖아요. 이 정도는 공제 한도 안이라 세금이 안 붙어요. 근데 11년째에 또 500만 원을 보내면? 앞의 10년은 리셋되는 게 아니라 최근 10년 기준으로 계속 합산해요. 그래서 한도를 넘기는 순간 증여세가 나올 수 있어요.
2025년부터 좀 달라진 것도 있어요. 결혼이나 출산을 하는 경우에는 추가로 1억 원까지 공제를 더 받을 수 있게 되었어요. 그러니까 결혼하는 자녀에게는 기본 5천만 원에 혼인 공제 1억을 합쳐서 최대 1억 5천만 원까지 세금 없이 줄 수 있다는 거죠. 양가 합치면 3억까지 가능한 거예요. 이건 꽤 큰 변화입니다.
근데 여기서 좀 무서운 이야기를 하나 해드릴게요. 요즘 국세청이 가족 간 계좌이체를 AI로 추적하고 있어요. 예전에는 큰 금액만 잡았는데, 이제는 소액이 반복적으로 오가는 것도 모니터링한다고 해요. 월 50만 원에서 1천만 원 사이 금액이 꾸준히 이체되면 생활비로 위장한 증여가 아닌지 들여다본다는 거예요. 빅데이터 분석이 이렇게 쓰이니까 예전처럼 조금씩 나눠서 보내면 괜찮겠지라는 생각은 이제 좀 위험해요.
물론 모든 계좌이체가 다 증여세 대상은 아니에요. 생활비나 교육비, 치료비처럼 사회 통념상 인정되는 범위의 돈은 비과세예요. 부모가 대학생 자녀에게 등록금이나 생활비를 보내주는 건 당연히 괜찮고요. 근데 이것도 “사회 통념상”이라는 게 좀 애매하긴 해요. 생활비 명목으로 매달 500만 원을 보내면 그게 과연 사회 통념상 적당한 금액인가 하는 문제가 생길 수 있거든요.
정리하면 가족 간 계좌이체도 공제 한도를 넘으면 증여세 과세 대상이 됩니다. 배우자 6억, 성인 자녀 5천만 원, 미성년 자녀 2천만 원이 10년 합산 기준이에요. 생활비나 교육비는 비과세이고요. 큰 금액을 주고받을 일이 있다면 미리 세무사 상담을 받아보시는 게 나중에 예상 못한 세금 폭탄을 피하는 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