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핵심 통로입니다. 한국은 원유 수입의 약 70%, 천연가스 수입의 약 30%를 중동에 의존하고 있어 해협 봉쇄는 국가 경제 전반에 즉각적이고 치명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가장 먼저 나타나는 현상은 국내 기름값의 폭등입니다. 국제 유가가 공급 차질 우려로 급등하면 국내 휘발유와 경유 가격은 리터당 2,000원을 상회할 가능성이 큽니다. 실제 물량이 부족해지기 전이라도 시장의 불안 심리가 반영되면서 주유소 판매 가격은 실시간으로 가파르게 상승하게 됩니다.
기름값 상승은 단순한 주유 비용 문제를 넘어 전방위적인 물가 상승을 초래합니다. 화물차와 선박 등 운송 수단의 연료비가 오르면 모든 공산품과 식자재의 물류비용이 인상됩니다. 이는 소비자 물가 지수 전체를 끌어올리는 주된 원인이 됩니다. 또한 발전 연료 가격 상승으로 인해 전기 요금과 도시가스 요금 등 공공요금 인상 압박이 거세지며 가계의 실질적인 가처분 소득은 크게 줄어듭니다.
산업계 역시 심각한 타격을 입습니다. 에너지를 대량으로 소비하는 철강, 화학, 제조 업종은 생산 원가 부담을 이기지 못해 수익성이 급감하게 됩니다. 물가는 치솟는데 경기는 위축되는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이 현실화될 수 있으며, 이를 억제하기 위한 금리 정책 운용에도 큰 어려움이 따르게 됩니다.
사족을 좀 보태자면 한국은 현재 상당한 양의 비축유를 보유하고 있어 아주 단기적인 폐쇄에는 대응이 가능하지만, 봉쇄가 장기화될 경우 국가 비상사태에 준하는 경제적 혼란을 피하기 어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