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란꽃은 ‘꽃 중의 왕’이라는 별명이 괜히 붙은 게 아닙니다. 꽃잎 하나하나가 넓고 겹겹이 쌓여 있어 멀리서도 단숨에 시선을 끌고, 피는 순간 그 자리에 기품을 더해주는 매력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모란이 가장 아름답게 피는 시기는 그리 길지 않습니다.
보통 모란은 4월 말에서 5월 초 사이에 절정을 맞습니다. 지역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이 시기 10일 정도가 가장 화려하고도 절정인 순간이에요. 그 이유는 모란의 생리적 특성과 계절적 조건이 딱 맞아떨어지기 때문입니다.
모란은 추위에 강한 편이라 겨울 동안 뿌리를 단단히 내려두고, 초봄부터 빠르게 생장을 시작합니다. 햇살이 점점 길어지고 온도가 15도에서 25도 정도로 오르기 시작하면, 줄기에서 싹이 오르고 꽃망울이 자라납니다. 특히 봄의 기온 상승과 일조량이 맞물릴 때 꽃이 피기 시작하는데, 이 타이밍이 4월 말에서 5월 초에 정확히 맞아떨어지는 거죠.
모란은 다른 봄꽃들보다 개화 기간이 짧습니다. 한 송이가 피는 데 오래 걸리지만, 피고 나면 금세 시들어버립니다. 그래서 어떤 이들은 ‘모란은 피는 순간보다 지는 순간이 더 아름답다’고도 말하곤 합니다. 화려한 만큼 덧없고, 절정의 순간이 순식간에 지나가 버리니까요.
꽃망울이 조금씩 부풀기 시작하고, 아직 활짝 피기 전의 그 묵직한 느낌도 모란만의 매력입니다. 피기 직전의 설렘, 활짝 폈을 때의 기세, 그리고 서서히 져가는 과정까지 모두가 감상 포인트가 됩니다.
모란이 가장 아름다운 시기를 놓치지 않으려면, 꽃망울이 막 터지기 시작할 무렵부터 눈여겨보는 게 좋습니다. 며칠 사이에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에 매일 아침 변화를 지켜보는 재미도 큽니다. 그 짧은 시간 동안 피워내는 정성과 아름다움을 보면, 왜 수많은 시인들이 모란을 노래했는지 알 수 있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