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죽나무의 꽃과 열매의 특징은 무엇인가요?


때죽나무는 이름만 들어도 어딘가 전설 속에 나올 것 같은 분위기를 풍깁니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산이나 들길을 걷다 보면 한 번쯤은 스치듯 본 적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생김새도 이름처럼 독특하고, 은근히 사람을 끌어당기는 매력이 있지요.

꽃은 초여름, 5월에서 6월 사이에 피기 시작하는데, 그 모습이 참 정갈하고 조용합니다. 잎 사이사이에 조롱조롱 매달린 흰색 꽃들이 마치 고요한 종처럼 바람에 살짝살짝 흔들리는 모습이 인상적이에요. 꽃잎은 다섯 장으로, 끝이 약간 뒤로 젖혀진 듯한 형태를 하고 있어요. 덩치가 크거나 화려하진 않지만, 가까이서 보면 참 단아하고 예쁩니다. 향기도 은은해서 걸음을 멈추게 만드는 힘이 있죠.

꽃이 진 자리에 생기는 열매도 꽤 독특합니다. 7월에서 9월 사이에 익어가며, 처음에는 초록빛을 띠다가 점점 회색빛으로 바뀌고, 나중엔 은근한 광택까지 띠는 모습으로 변합니다. 크기는 1센티미터 안팎으로 작지만, 안에는 독성이 있어서 먹을 수 없습니다. 실제로 예전에는 이 열매의 즙을 이용해 물고기를 잡기도 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물고기를 ‘때려죽인다’는 데서 이름이 유래했다는 설도 있고요.

이런 이야기들을 듣다 보면 때죽나무가 단순한 식물이 아니라, 오랜 세월 사람 곁에 있었던 나무라는 걸 새삼 느끼게 됩니다. 요즘은 조경용으로 심기도 하고, 특히 꽃이 필 무렵의 모습을 좋아해서 일부러 찾아다니는 분들도 꽤 있더라고요.

화려하지 않지만 계절의 흐름에 맞춰 조용히 피고 지는 나무. 그런 존재가 한그루 곁에 있으면 왠지 마음도 덩달아 차분해지는 것 같습니다. 때죽나무는 그런 나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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