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 등뼈 김치찜은 한 솥 끓여두면 여러 끼니를 든든하게 책임지는 음식입니다. 묵은지 한 포기와 등뼈 한 근, 그리고 시간만 있으면 되는데, 그 시간을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잡내가 빠지고 살이 부드러워지는 정도가 크게 달라집니다.
먼저 등뼈를 고르는 게 첫 단추예요. 살이 적당히 붙어 있고 뼈 색이 너무 어둡지 않은 부위를 고르세요. 뼈 색이 너무 검붉으면 오래 보관된 것일 가능성이 있고, 살이 너무 적으면 끓이고 나서 먹을 게 별로 없어집니다. 보통 마트에서 한 근 단위로 파니까 두 근 정도면 4인 기준으로 충분합니다.
핏물을 빼는 단계가 가장 중요합니다. 찬물에 등뼈를 한 시간 이상, 가능하면 두세 시간 담가두시고 중간에 한 번 물을 갈아주세요. 핏물이 거의 빠지지 않으면 끓일 때 비린내가 강하게 올라와서 김치 양념으로도 잡기 어렵습니다. 시간이 부족하면 끓는 물에 5분 정도 데쳐서 떠오르는 거품과 핏물을 한 번 걸러내는 식으로 단축하셔도 됩니다.
핏물을 뺀 등뼈는 깊은 냄비에 넣고 잠길 만큼 물을 부은 다음 대파 한 대, 통마늘 한 줌, 생강 두어 쪽, 청주 두 큰술을 함께 넣어 한 번 푹 삶아주세요. 끓기 시작하면 거품이 거세게 올라오는데 그 거품을 깨끗이 걷어내야 국물이 맑게 떨어집니다. 첫 30분은 거품 잡기에 신경 쓰시고, 그 후엔 약불로 줄여 한 시간 이상 천천히 우려내세요.
김치는 묵은지일수록 좋습니다. 너무 신 김치는 약간의 설탕으로 균형을 잡고, 갓 익은 김치라면 천천히 끓이는 동안 자연스럽게 깊어지니까 별도 손질은 필요 없어요. 김치를 너무 잘게 자르지 마시고, 한 입에 넉넉히 들어갈 정도로 큼직하게 잘라야 끓는 동안 풀어지지 않고 양념이 살아 있습니다.
등뼈가 어느 정도 익으면 김치를 넣고 김치 국물도 한 컵 정도 같이 부어주세요. 그리고 고춧가루 두 큰술, 다진 마늘 두 큰술, 멸치액젓 한 큰술, 들깨가루 세 큰술을 추가해서 30분 정도 더 끓여줍니다. 들깨가루는 마지막 10분쯤에 넣는 분도 있는데, 일찍 넣어주면 국물이 더 진해지고 고소함이 깊어져요.
마지막 단계에 들어갈 채소가 음식의 인상을 결정합니다. 우거지나 시래기를 한 줌 풀어서 미리 데쳐두시고, 깻잎과 들기름에 살짝 볶은 콩나물을 같이 올려주세요. 감자 두어 알을 큼직하게 썰어 넣으면 국물을 흡수하면서 식사로 먹기에 든든해집니다. 청양고추는 어슷썰어 두세 개 정도가 적당해요.
맛이 부족하다 싶으면 새우젓이나 천일염으로 간을 맞추는 게 김치 양념과 가장 잘 어울립니다. 진간장으로 잡으려고 하면 김치 맛과 부딪히면서 깔끔하지 않아요. 마지막엔 통깨를 한 번 휘리릭 뿌리고 들기름을 한 바퀴 둘러주면 향이 살아나면서 식탁에 올렸을 때 인상이 확 살아납니다.
한 번 끓인 등뼈 김치찜은 다음 날이 더 맛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예요. 끓이고 식힌 다음 냉장 보관해두면 양념이 뼈 사이까지 더 깊게 배어들어서 다음 날 다시 데웠을 때 첫날보다 진한 풍미가 올라옵니다. 한 번 만들 때 넉넉히 만들어두고 이틀 정도 나눠 드시는 분이 많은 음식이라, 시간을 들이는 만큼 보상이 큰 한 끼라고 보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