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팝나무 조팝나무 차이는 키와 꽃잎 모양 어떻게 구분하면 정확할까요?


봄에 산책하다 보면 흰 꽃이 잔뜩 핀 나무를 자주 마주치잖아요. 어머니랑 같이 한강공원을 걷다가 “저거 이팝나무야 조팝나무야?” 하고 여쭤봤더니 어머니도 한참 갸우뚱하시더라고요. 이름도 비슷하고 꽃 색깔도 흰색이라 정말 헷갈리거든요. 그래서 이번에 제대로 공부해 봤더니 알고 보니 키도 다르고 꽃 모양도 다르고 피는 시기도 다른 완전히 다른 나무더라고요. 오늘은 두 나무를 한 번에 구별할 수 있는 포인트를 차근차근 정리해 볼게요.

 

가장 직관적인 구별법은 키와 형태예요. 조팝나무는 다 자라도 1.5-2m 정도밖에 안 되는 낙엽 관목이거든요. 어른 허리에서 가슴 높이쯤이라 꽃을 내려다보거나 눈높이에서 마주치게 되지요. 반면 이팝나무는 무려 20m까지 자라는 낙엽 교목이에요. 가로수로 많이 심는데 5층 건물 높이까지도 거뜬히 올라가니까 우러러보게 되거든요. 그러니까 아담한 덤불처럼 보이면 조팝, 우뚝 솟은 큰 나무면 이팝이라고 외워두시면 편해요.

 

꽃 한 송이의 모양도 확실히 달라요. 이팝나무 꽃잎은 4장으로 가늘고 길쭉하게 갈라져요. 마치 흰 쌀밥이 나뭇가지에 소복이 얹힌 것처럼 보이는데, 그래서 이팝나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해요. 조팝나무 꽃잎은 5장이고 달걀을 거꾸로 뒤집은 듯한 동그스름한 모양이라 꽃송이 자체가 몽글몽글하고 귀여운 느낌이지요. 가까이서 꽃 한 송이만 따로 떼어 봐도 차이가 분명해요.

 

꽃이 가지에 달리는 방식도 다르거든요. 이팝나무는 가지 끝에 꽃이 무리 지어 뭉쳐 피어요. 멀리서 보면 가지 끝마다 흰 꽃다발을 매달아 놓은 것 같지요. 조팝나무는 산방꽃차례라고 해서 가지를 따라 줄지어 다닥다닥 피어요. 가지 전체가 흰 솜뭉치를 둘러놓은 것처럼 빼곡해서 둥글둥글한 분수 모양이 만들어지거든요. 가지를 따라 흩뿌려 있으면 조팝, 가지 끝에 뭉쳐 있으면 이팝이라고 기억하세요.

 

잎의 특징도 다른 점이 많아요. 이팝나무 잎은 길이가 5-12cm 정도로 크고 두꺼우며 표면에 약간의 잔털이 있어요. 잎 모양도 타원형으로 시원시원한 느낌이지요. 조팝나무 잎은 작고 얇은 편이고 길이가 2-5cm 정도밖에 안 돼요. 표면도 매끈해서 털이 거의 없고요. 꽃이 다 진 뒤에도 잎만 보면 두 나무가 다른 종이라는 게 분명히 드러난답니다.

 

개화 시기도 살짝 차이가 나요. 조팝나무가 먼저 4월 초중순에 절정을 이루는데 잎이 막 돋아나기 전후로 가지를 따라 다닥다닥 피거든요. 이팝나무는 한 박자 늦게 4월 중하순부터 5월 초까지 꽃을 피워요. 그러니까 봄이 막 시작될 때 흰 꽃이 보이면 조팝, 봄의 끝자락이나 초여름 들어설 때 흰 꽃이 풍성하면 이팝일 가능성이 높지요. 두 나무 모두 봄을 알리는 대표 수목이지만 시간 차가 있어요.

 

식물 분류학적으로도 둘은 거리가 멀어요. 조팝나무는 장미과(Rosaceae)에 속하는 데 비해 이팝나무는 물푸레나무과(Oleaceae)에 속하거든요. 이름이 비슷하다고 해서 친척이 아니라 그냥 흰 꽃이 풍성하게 피는 모양이 비슷해서 헷갈리는 거예요. 이팝나무는 한국에서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노거수가 여러 그루 있을 정도로 보호 가치가 높은 수종이기도 하고요. 김해, 양산, 진안 같은 지역의 이팝나무 노거수는 수령이 500-700년 가까이 됐다고 알려져 있지요.

 

두 나무는 이름만큼이나 재미있는 유래가 있어요. 이팝나무의 이팝은 흰 쌀밥을 뜻하는 옛말 이밥에서 유래했다고 해요. 보릿고개로 굶주리던 시절 봄철에 흰 쌀밥처럼 풍성하게 핀 꽃을 보고 다음 해 풍년을 점쳤다는 이야기가 전해지지요. 조팝나무 역시 좁쌀밥에서 따왔다는 설이 있는데, 작은 꽃송이가 좁쌀이 솔솔 흩뿌려진 듯해 보였기 때문이래요. 옛 사람들의 작명 감각이 정말 시적이지요?

 

심을 자리도 두 나무가 다르게 추천돼요. 이팝나무는 그늘을 만드는 가로수나 공원수로 적합해서 학교 운동장 가장자리, 도로변에 많이 심거든요. 조팝나무는 산울타리나 화단 경계용으로 좋아요. 키가 작고 봄철 흰 꽃이 풍성해서 정원에 한 줄로 심으면 봄꽃 울타리가 만들어지지요. 정원 디자이너분들 사이에서는 조팝을 낮은 라인용, 이팝을 시야를 채우는 포컬 포인트용으로 조합하는 게 거의 공식이라고 해요.

 

꽃 보러 가기 좋은 명소도 살짝 알려드릴게요. 이팝나무는 김해 신어산 자락의 천연기념물 이팝나무 군락이 유명하고, 서울에서는 송파구 석촌호수, 여의도 한강공원, 광진구 어린이대공원 가로수가 5월 초 절정을 이뤄요. 조팝나무는 4월 중순 무렵 서울 한강공원 산책로, 안양천 자전거길, 청계천 산책로에서 가장 환상적인 모습을 만날 수 있고요. 한 번 가보면 사진 찍느라 바빠서 두 시간이 어떻게 지나는지도 모를 정도랍니다.

 

마지막으로 간단 정리해 드릴게요. 키가 작고 가지를 따라 동글동글한 5장 꽃잎이 빼곡하면 조팝나무, 키가 크고 가지 끝에 4장 가는 꽃잎이 다발로 뭉쳐 있으면 이팝나무. 4월에 보면 조팝일 확률이 높고, 5월 초에 보면 이팝일 확률이 높아요. 잎이 작고 매끈하면 조팝, 크고 잔털이 있으면 이팝. 장미과면 조팝, 물푸레나무과면 이팝. 이번 봄 산책 때 한번 직접 비교해 보시면 다음부턴 절대 안 헷갈리실 거예요. 누군가 옆에서 헷갈려하면 자신 있게 설명해 줄 수도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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