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발톱꽃 꽃말이 바람둥이라는데 왜 그런 이름이 붙었을까?


얼마 전에 수목원에 갔다가 이름표에 ‘매발톱꽃’이라고 적혀 있는 꽃을 봤는데, 이름이 너무 독특해서 한참 서서 쳐다봤거든요. 꽃 뒷부분이 뾰족하게 튀어나온 게 정말 매의 발톱처럼 생기긴 했더라고요. 보라색이랑 흰색이 섞인 게 묘하게 예뻤는데, 알고 보니까 꽃말이 좀 재미있었어요. 궁금해서 이것저것 찾아봤더니 의외로 흥미로운 이야기가 많은 꽃이라서 정리해볼게요.

매발톱꽃은 미나리아재비과 매발톱속(Aquilegia)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이에요. 영어로는 콜럼바인(Columbine)이라고 불리고, 학명은 Aquilegia인데 라틴어로 독수리를 뜻하는 아퀼라(aquila)에서 유래했다고 해요. 꽃 뒤쪽으로 길게 뻗은 꿀주머니 부분이 매의 발톱, 또는 독수리의 발톱을 닮아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는 거죠. 키는 50-100cm 정도까지 자라고, 잎은 주로 뿌리 쪽에서 나오며, 6-7월에 가지 끝에서 긴 꽃자루가 올라와 한 송이씩 꽃이 피어요.

꽃 색깔은 보라색, 흰색, 빨간색, 노란색, 분홍색 등 정말 다양한데 색깔마다 꽃말이 다르다는 게 재미있어요. 보라색은 ‘승리의 맹세’, 빨간색은 ‘솔직’, 노란색은 ‘우둔’이에요. 그런데 매발톱꽃의 가장 유명한 꽃말은 사실 ‘바람둥이’거든요. 왜 이런 꽃말이 붙었냐면, 꿀주머니가 길어서 혀가 긴 곤충만 꿀을 빨 수 있는데, 꽃가루받이를 위해 이 곤충 저 곤충을 유혹한다고 해서 그런 뜻이 생겼다고 해요. 서양에서는 ‘어리석음’이나 ‘품행이 부정하다’는 의미로도 쓰였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도 자생종이 있어요. 대표적으로 ‘매발톱’과 ‘하늘매발톱’이 있는데, 하늘매발톱은 고산지역에서 자생하며 하늘색 꽃이 피는 종류예요. 국립수목원에서 5월의 정원식물로 선정한 적도 있을 만큼 관상 가치가 높은 식물이에요. 해외에서는 원예 품종이 정말 많이 개발되어 있어서, 겹꽃이나 투톤 컬러 같은 화려한 품종도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집에서 키우기도 생각보다 어렵지 않아요. 양지에서 반양지 정도의 환경이면 잘 자라는데, 한여름 강한 직사광선은 좀 피해주는 게 좋아요. 생육 적온은 10-18도 정도로 서늘한 환경을 좋아하는 편이고, 어느 정도 추위를 겪어야 이듬해 봄에 꽃을 더 많이 피운다는 특징이 있어요. 그래서 우리나라 기후에서 노지 월동이 가능하고, 오히려 겨울 추위가 꽃을 풍성하게 만드는 데 도움이 되는 셈이지요.

물 관리는 겉흙이 마르면 충분히 주되, 전체적으로 약간 건조한 편으로 관리하는 게 좋아요. 과습하면 뿌리가 상할 수 있으니까 배수가 잘 되는 토양에 심는 게 중요합니다. 번식은 주로 종자로 하는데 발아율 자체는 높은 편이에요. 다만 싹이 나오기까지 한 달 이상 걸리는 경우가 많아서 인내심이 좀 필요하죠. 파종 시기는 봄이면 3월 말에서 4월 중순, 가을이면 8월 말쯤이 적당합니다.

한 가지 꼭 알아두셔야 할 게 있는데, 매발톱꽃은 예쁘지만 유독성 식물이에요. 씨앗을 포함해서 식물 전체에 독성이 있기 때문에 절대로 먹으면 안 되고, 작업할 때도 장갑을 끼는 게 좋아요. 어린아이나 반려동물이 있는 집에서는 손이 닿지 않는 곳에 두는 게 안전합니다. 옛날 유럽에서는 매발톱꽃 잎을 손으로 문지르면 용기가 생긴다고 믿었다는 전설도 있는데, 독성이 있으니 따라 하지 않는 게 좋겠죠.

매발톱꽃은 한번 자리를 잡으면 매년 꽃을 피워주고, 씨앗이 떨어져서 자연스럽게 번식하기도 해서 정원에 심어두면 해마다 봄이 되면 반가운 얼굴처럼 올라오는 식물이에요. 독특한 생김새 때문에 다른 꽃들 사이에서도 존재감이 확실하고요. 재밌는 꽃말과 함께 올봄 정원이나 화분에 한 포기 들여놓으면 이야깃거리가 생겨서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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