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은 증상이 없다는데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얼마 전에 회사 건강검진 결과를 받았는데, 혈압이 좀 높게 나왔다는 소견이 적혀 있더라고요. 평소에 별다른 증상이 없었거든요. 그래서 좀 당황했는데, 알고 보니 고혈압이라는 게 증상 없이 진행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고혈압은 어떤 증상이 나타나는지, 진단은 어떻게 받는 건지 꼼꼼하게 알아봤어요.

고혈압을 ‘침묵의 살인자’라고 부르는 이유가 있습니다. 실제로 고혈압 환자의 상당수가 자각 증상 없이 지내다가 건강검진이나 다른 질환 치료 중에 우연히 발견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서울아산병원 자료에 따르면 고혈압은 합병증이 생기기 전까지는 별다른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나는 아무 증상이 없으니까 괜찮겠지”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오히려 더 위험할 수 있어요.

그래도 몸이 보내는 신호가 아예 없는 건 아닙니다. 예민하신 분들은 몇 가지 증상을 느끼실 수 있는데요, 대표적인 게 뒷목이 뻣뻣한 느낌이에요. 목덜미에서 뒷목으로 이어지는 부분이 당기거나 뻑뻑한 느낌이 든다면 혈압을 한번 재보시는 게 좋습니다. 그리고 아침에 일어났을 때 두통이 잦은 것도 하나의 신호일 수 있어요. 기상 직후에는 교감신경이 활성화되면서 스트레스 호르몬이 분비되기 때문에 혈압이 자연스럽게 올라가는데, 이때 뒷통수 부근에 압박감이 들거나 맥박이 뛰는 듯한 두통이 생길 수 있습니다.

어지럼증도 고혈압의 초기 신호 중 하나로 꼽힙니다. 갑자기 일어설 때나 머리를 빠르게 돌릴 때 어질어질한 느낌이 반복된다면 단순한 빈혈이 아니라 혈압 문제일 수 있거든요. 그 외에도 얼굴이 갑자기 붉어지는 증상, 가슴 두근거림, 코피가 자주 나는 것, 눈이 쉽게 피로해지는 것 등이 고혈압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합니다. 이런 증상들이 하나씩 나타날 때는 대수롭지 않게 넘기기 쉬운데, 여러 가지가 겹친다면 꼭 혈압 측정을 해보셔야 합니다.

그러면 고혈압 진단은 어떻게 받는 걸까요. 가장 기본적인 건 혈압 측정인데, 제대로 측정하는 방법이 따로 있습니다. 앉은 자세에서 최소 5분 이상 안정을 취한 뒤에 측정해야 하고요, 팔은 심장 높이에 놓아야 정확한 수치가 나옵니다. 측정 전 30분 이내에 커피나 담배는 피해야 하고요. 보통 2분 간격으로 두 번 이상 측정해서 평균을 내는데, 두 번 측정한 수치가 5mmHg 이상 차이가 나면 한 번 더 재야 한다고 합니다. 집에서 혈압계로 재는 것도 좋지만,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병원에서 측정하시는 걸 추천드려요.

혈압 수치로 보는 기준도 알아두시면 좋습니다. 대한고혈압학회 기준으로 정상 혈압은 수축기 120mmHg 미만이면서 확장기 80mmHg 미만인 경우예요. 수축기 120-139mmHg이거나 확장기 80-89mmHg이면 고혈압 전 단계로 분류되고요. 1기 고혈압은 수축기 140-159mmHg이거나 확장기 90-99mmHg인 경우입니다. 2기 고혈압은 수축기 160mmHg 이상이거나 확장기 100mmHg 이상이고요. 한 번 측정해서 높게 나왔다고 바로 고혈압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고, 서로 다른 날에 두세 번 측정해서 지속적으로 높을 때 고혈압으로 진단합니다.

좀 더 정밀한 진단 방법도 있는데요, 24시간 보행 혈압 모니터링이라는 검사입니다. 팔에 혈압계를 차고 24시간 동안 일상생활을 하면서 혈압이 자동으로 측정되는 방식이에요. 이 검사에서 24시간 평균 수축기 혈압이 135mmHg 이상이거나 이완기 혈압이 95mmHg 이상이면 고혈압으로 진단합니다. 병원에서만 혈압이 높게 나오는 ‘백의 고혈압’이나 반대로 병원에서는 정상인데 평소에는 높은 ‘가면 고혈압’을 구별하는 데도 이 검사가 유용하다고 합니다.

고혈압을 진단받으면 추가 검사도 진행하게 됩니다. 혈액 검사로 콜레스테롤 수치나 혈당, 신장 기능 등을 확인하고, 심전도 검사나 심장 초음파로 심장에 이상이 없는지 살펴봅니다. 안저 검사로 눈의 혈관 상태를 확인하기도 해요. 이런 검사들은 고혈압으로 인해 다른 장기에 손상이 생겼는지 파악하기 위한 것이라 꼭 받으시는 게 좋습니다.

고혈압 환자의 약 90%는 원인을 특정할 수 없는 본태성 고혈압이라고 합니다. 유전적 요인, 식습관, 비만, 스트레스, 운동 부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거지요. 나머지 10% 정도는 신장 질환이나 호르몬 이상 같은 특정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 이차성 고혈압이고요. 가족 중에 고혈압 환자가 있다면 본인도 발병 위험이 높으니 30대 이후부터는 정기적으로 혈압을 체크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결국 고혈압은 증상이 없다고 안심할 게 아니라, 정기적인 혈압 측정으로 조기에 발견하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뒷목 뻣뻣함이나 아침 두통, 어지럼증 같은 신호가 있다면 미루지 말고 가까운 병원에서 혈압부터 재보시길 권합니다. 일찍 발견해서 관리하면 합병증 없이 건강하게 지낼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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