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나무는 중부지방에서도 키울 수 있을까?


먼나무라고 들어보셨나요? 겨울에 빨간 열매가 주렁주렁 달리는 나무인데, 제주도나 남해안 쪽에서 가로수로 많이 심어져 있어서 한 번쯤은 보셨을 거예요. 사실 이 나무가 요즘 조경용으로 인기가 워낙 좋아지면서, 중부지방에서도 키울 수 있는지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꽤 많더라고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가능은 합니다. 다만 조건이 좀 까다로워요. 먼나무는 기본적으로 상록활엽교목이거든요. 겨울에도 잎이 안 떨어지는 나무라는 뜻인데, 이런 나무들이 대체로 추위에 약한 편이에요. 원래 자생지가 제주도랑 완도, 보길도 같은 따뜻한 남쪽 지역이니까요. 내한성이 약하다 보니 영하 5도 아래로 떨어지는 환경에서는 잎이 갈변하거나 동해를 입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몇 년 사이에 기후가 많이 따뜻해졌잖아요. 그래서 서울이나 경기 남부 일부 지역에서도 먼나무를 키우는 사례가 조금씩 늘고 있어요. 물론 노지에서 그냥 심어놓으면 안 되고, 겨울에 방한 조치를 해줘야 합니다. 뿌리 부분에 멀칭을 두껍게 해주고, 찬바람이 직접 닿지 않도록 바람막이를 설치하는 게 기본이에요. 건물 남향 벽 쪽이나 담장 안쪽처럼 비교적 온도가 유지되는 곳에 심으면 생존율이 올라갑니다.

먼나무 자체가 높이 10-15m까지 자라는 꽤 큰 나무인데, 수피가 회백색으로 매끈하고 잎은 타원형에 두꺼운 혁질이에요. 양지와 음지 가리지 않는 중용수라서 그런 면에서는 키우기 편한 편이죠. 다만 건조에는 약해서 토양수분이 적당히 있는 비옥한 사질양토가 최적이에요. 해변 근처에서 특히 잘 자라는 이유가 내조성이 강하기 때문인데, 대기오염에도 강해서 도심지 식재에도 적합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 나무가 인기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열매 때문이에요. 6월쯤 연한 자주색 꽃이 피고, 10-12월경에 콩알만 한 빨간 열매가 잔뜩 달리거든요. 초록 잎 사이로 빨간 열매가 대비되는 모습이 정말 예쁘고, 이 열매가 이듬해 봄까지도 떨어지지 않고 붙어 있는 경우가 많아서 겨울 정원에 포인트가 됩니다. 다만 먼나무는 암수딴그루여서, 열매를 보려면 암나무와 수나무를 함께 심어야 해요. 이걸 모르고 한 그루만 심었다가 열매가 안 달린다고 실망하시는 분들이 종종 계시더라고요.

중부지방에서 키울 때 또 하나 주의할 점은 이식인데요. 어린 묘목은 이식이 비교적 수월하지만, 큰 나무를 옮기면 잎이 우수수 떨어지면서 몸살을 심하게 앓아요. 큰 나무를 이식할 때는 분을 크게 떠야 하고, 6-7월 장마철에 맞춰서 하는 게 좋습니다. 전정도 강하게 해서 수분 증발을 줄여줘야 하고요. 그래서 중부지방에서 처음 도전하시는 거라면 어린 묘목부터 시작하는 걸 추천드려요. 환경에 서서히 적응시키는 게 성공 확률이 훨씬 높습니다.

실제로 먼나무가 가로수로 각광받기 시작한 건 2000년대 이후인데, 제주도에서는 이미 벚나무 못지않은 대표 가로수 중 하나가 됐어요. 서귀포시 쪽 도로변에 먼나무 가로수가 쭉 심어진 곳이 있는데, 겨울에 가면 빨간 열매가 장관이거든요. 남해안 도시들도 점차 먼나무를 많이 심고 있고, 서울에서도 일부 공원이나 아파트 단지에 식재된 사례가 있어요.

정리하자면, 먼나무는 원래 난대성 수종이라 중부지방에서는 자연 상태로 월동이 어렵습니다. 하지만 방한 조치를 잘 해주고 바람이 덜 부는 양지바른 곳에 심으면 충분히 도전해볼 만해요. 다만 영하 10도 이하로 자주 떨어지는 내륙 깊은 곳은 솔직히 좀 힘들고, 서해안이나 남한강 유역 같은 비교적 온화한 중부지방이라면 시도해볼 가치가 있습니다. 처음이시라면 화분에서 먼저 키워보시는 것도 방법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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