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사음식으로 고인의 평생 좋아하던 음식을 올려도 괜찮을까?


제사를 준비하다 보면 한 번쯤 이런 생각이 들어요. 돌아가신 분이 평생 좋아하시던 음식이 있는데, 그걸 제사상에 올려도 되는 건지 말이에요. 예를 들어 아버지가 살아 계실 때 치킨을 정말 좋아하셨다거나, 어머니가 파인애플을 즐겨 드셨다거나 하는 경우에요. 전통적인 격식에 어긋나는 건 아닌지 걱정되면서도, 고인이 좋아하시던 걸 올리고 싶은 마음은 자연스러운 거잖아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올려도 괜찮아요. 사실 이건 생각보다 오래된 관행이기도 하고요. 조선시대 예서인 가례증해에서도 제사상 도해는 어디까지나 예시일 뿐이라고 명시되어 있어요. 고인이 생전에 좋아하던 음식이나 집에 좋은 음식이 들어왔을 경우 그것을 올려도 상관없다고 했거든요. 다만 과일은 짝수, 어육은 홀수로 하되 형편에 맞게 정성껏 차리면 족하다는 게 기본 원칙이었어요.

가가례라는 말을 들어보셨을 거예요. 집집마다 예법이 다르다는 뜻인데, 실제로 제사 문화는 지역마다 집안마다 정말 다양해요. 경상도에서는 상어를 반드시 올리는 집이 있고, 전라도에서는 홍어가 빠지면 안 되는 집도 있고요. 이런 것들이 다 그 지역의 물산이 반영된 결과이면서 동시에 집안의 전통이 쌓여온 거예요. 어떤 음식을 반드시 올려야 한다거나 절대 올리면 안 된다는 건 전국 공통의 절대 규칙이 아니라 집안별로 내려오는 관습인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전통적인 제사상의 기본 구성은 있어요. 밥과 국, 전, 적, 나물, 포, 과일 같은 것들이 기본이 되고, 이걸 어떻게 배치하는지에 대한 원칙도 있죠. 홍동백서니 어동육서니 하는 것들이요. 근데 이것도 사실 시대와 지역에 따라 다르게 전해져 온 거라서 하나의 정답이 있다고 보기 어려워요. 중요한 건 기본이 되는 밥, 탕, 나물 정도만 갖추면 그 외의 음식은 유연하게 구성해도 된다는 거예요.

요즘은 이런 인식이 많이 퍼지면서 실제로 고인이 좋아하시던 음식을 올리는 집이 꽤 늘었어요. 피자를 좋아하셨으면 피자를 올리기도 하고, 치킨을 올리기도 하고, 커피를 즐기시던 분이면 커피를 한 잔 올려놓기도 해요. 바나나나 파인애플 같은 외래 과일을 올리는 것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아요. 전문가들도 주식인 밥과 탕, 나물 등은 반드시 올려야 하지만 그 밖에는 자유롭게 구성해도 무방하다는 입장이거든요.

사실 제사의 본래 의미를 생각하면 이건 당연한 일이기도 해요. 제사는 돌아가신 분을 기리고 추모하는 행위잖아요. 그분이 살아계실 때 좋아하시던 음식을 상에 올리는 것만큼 진심 어린 추모가 어디 있겠어요. 형식적으로 갖춰진 상을 차려놓고 마음이 없는 것보다, 간소하더라도 고인을 생각하며 정성을 담은 상이 더 의미가 있다고 보는 시각이 많아졌어요.

다만 집안 어른들과의 소통은 좀 필요할 수 있어요. 어르신들 중에는 전통을 중시하셔서 낯선 음식이 제사상에 올라오는 걸 불편하게 느끼시는 분들도 계시거든요. 그런 경우에는 기본 상차림은 전통대로 갖추고, 고인이 좋아하시던 음식은 별도로 한편에 올려놓는 방식으로 절충하는 것도 방법이에요. 이렇게 하면 예법도 지키면서 고인에 대한 마음도 표현할 수 있으니까요.

현대에 들어서 제사 문화 자체가 많이 변하고 있기도 해요. 차례상을 간소화하는 추세이고, 과일 종류를 줄이거나 전 대신 다른 음식으로 대체하는 집도 있고요. 심지어 제사 자체를 지내지 않고 추모 모임으로 대신하는 가정도 늘고 있어요. 이런 변화 속에서 고인이 좋아하던 음식을 올리는 건 사실 가장 자연스러운 변화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어요. 형식보다는 마음이라는 쪽으로 인식이 바뀌고 있는 거죠.

한 가지 더 참고하실 점은, 전통적으로 제사상에 올리지 않는 음식이라는 게 있긴 해요. 복숭아, 꽁치 같은 비늘 없는 생선, 고춧가루가 들어간 빨간 음식 등이 그렇다고 하는데요, 이것도 집안마다 다르고 지역마다 다른 부분이 커요. 어떤 집에서는 복숭아를 절대 안 올리고, 어떤 집에서는 아무 문제 없이 올리거든요. 결국 이런 것도 절대적인 규칙이라기보다는 집안 전통의 영역이에요.

핵심은 정성이에요. 제사상에 뭘 올리느냐보다 어떤 마음으로 준비하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거예요. 고인이 살아생전 좋아하시던 음식을 올리고 싶은 마음 자체가 이미 깊은 추모의 마음이잖아요. 기본적인 상차림을 갖추되 고인의 취향을 반영한 음식을 함께 올리는 것, 전통과 현대가 자연스럽게 만나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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