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 여행 계획 세우면서 맛집 검색 한 번쯤은 해보셨을 거예요. 서해안을 끼고 있는 태안은 해산물이 워낙 유명한 곳이라 어디를 가도 실패할 확률이 낮긴 한데, 그래도 아무 데나 들어가면 후회할 수 있거든요. 저도 처음에 그냥 눈에 보이는 식당 들어갔다가 좀 아쉬웠던 적이 있어서, 이후로는 꼭 미리 알아보고 가는 편이에요.
태안 하면 역시 꽃게죠. 봄이 되면 살이 꽉 찬 암꽃게가 올라오는데, 4월에서 6월 사이가 진짜 제철이에요. 이때 간장게장을 먹으면 밥도둑이 따로 없어요. 태안에는 3대째 운영하는 꽃게 전문점도 있고, 미슐랭에 이름을 올린 간장게장집도 있어요. 간장게장에 솥밥 조합으로만 승부하는 곳인데, 메뉴가 하나뿐이라는 게 오히려 자신감처럼 느껴지더라고요. 실제로 먹어보면 알이 꽉 차 있어서 숟가락이 멈추질 않아요.
게국지도 빼놓을 수 없는 태안의 별미예요. 게국지가 뭐냐면 꽃게를 넣고 푹 끓인 찌개 같은 건데, 고춧가루 없이 맑게 끓여내는 스타일이 태안식이에요. 47년 넘게 운영하고 있는 노포도 있는데, 맑은 국물에 청양고추 톡 쏘는 맛이 기가 막혀요. 겨울에 가면 몸이 확 풀리는 느낌이에요. 게국지 정식을 시키면 간장게장이랑 양념게장, 새우장까지 한 상에 나오는 곳도 있어서 가성비가 정말 좋아요.
횟집 쪽도 괜찮은 데가 꽤 있어요. 백사장항 근처에 가면 싱싱한 활어회를 합리적인 가격에 먹을 수 있는데, 포장해서 근처 해변에서 먹는 것도 나름 운치가 있어요. 태안수산 같은 곳은 아이스 포장도 꼼꼼하게 해줘서 멀리서 오신 분들도 걱정 없이 가져갈 수 있고요. 꽃게 튀김이나 새우튀김을 파는 곳도 방송에 나왔을 정도로 유명한데, 바삭하게 튀겨진 꽃게 한 입 베어 물면 진짜 행복해져요.
해산물 말고 다른 메뉴도 있냐고요? 당연히 있죠. 연잎밥 정식으로 유명한 식당이 하나 있는데, 방송에도 여러 번 소개됐어요. 연잎으로 감싼 밥에서 은은한 향이 나면서 반찬도 하나하나 정성스럽게 나와요. 해산물에 질렸다 싶으면 여기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어요. 겨울에는 굴밥도 꼭 드셔보세요. 통통한 굴이 올라간 영양 굴밥에 굴 해장국까지 먹으면 속이 든든해져요.
태안은 계절마다 먹을 게 달라지는 것도 매력이에요. 봄에는 꽃게장이랑 실치회, 여름에는 박속밀국낙지탕이라고 해서 박 속에 낙지를 넣고 끓인 독특한 탕요리가 있고요. 가을에는 대하구이가 제철이라 구워 먹는 맛이 끝내줘요. 겨울에는 아까 말한 게국지랑 우럭젓국이 대표 메뉴고요. 사계절 내내 갈 이유가 있는 셈이에요.
태안 여행 가시면 꼭 시장도 한번 들러보세요. 태안 서부시장이나 동부시장에 가면 현지인들이 실제로 가는 식당들이 숨어 있어요. 관광객 위주 식당보다 가격도 착하고 양도 많은 편이라 가성비를 따진다면 시장 쪽이 더 만족스러울 수 있어요. 시장 안 분식집에서 파는 호떡이나 만두도 출출할 때 먹기 딱 좋고요.
정리하자면 태안은 바다를 끼고 있어서 해산물의 퀄리티가 기본적으로 높아요. 거기에 오랜 전통을 가진 식당들이 많아서 맛의 깊이도 남다르고요. 여행 계획 짜실 때 식당 리스트 미리 뽑아가시면 시간도 아끼고 맛있는 것도 놓치지 않을 수 있어요. 특히 제철 음식은 그때 아니면 못 먹는 거니까 시기 잘 맞춰서 가시는 걸 추천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