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림이라는 도시 이름 들어보셨어요? 중국 광시좡족자치구에 있는 곳인데, 진짜 수묵화 속에 들어온 것 같은 풍경이 펼쳐지는 데예요. 사진으로 보면 합성 아닌가 싶을 정도로 비현실적인 산수가 그냥 눈앞에 있거든요.
계림 여행의 하이라이트는 뭐니 뭐니 해도 이강유람이에요. 배 타고 이강을 따라 내려가면 양쪽으로 카르스트 지형의 기암괴석들이 병풍처럼 펼쳐지는데, 이게 진짜 말로 설명이 안 돼요. 20위안 지폐 뒷면에 있는 풍경이 바로 이 이강 풍경이라니까요.
이강유람은 계림에서 양삭까지 약 4시간 정도 걸려요. 배 위에서 도시락 먹으면서 풍경 구경하는데, 지루할 틈이 없어요. 물소가 강에서 목욕하는 것도 보이고, 대나무 뗏목 타는 현지인들도 보이고, 계절마다 분위기가 달라서 언제 가도 좋아요.
양삭은 계림 시내에서 남쪽으로 내려간 작은 마을인데, 여기가 또 분위기가 기가 막혀요. 서가(西街)라는 거리가 있는데 밤에 가면 불빛이 예쁘고, 맥주 한잔하면서 여유롭게 시간 보내기 딱 좋은 곳이에요. 자전거 빌려서 주변 논밭길 달리는 것도 추천이요.
은자암도 꼭 가보셔야 해요. 종유석 동굴인데 규모가 어마어마하거든요. 동굴 안에 조명을 해놔서 종유석들이 형형색색으로 빛나는데, 자연이 만든 거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예요. 동굴 안이 시원해서 여름에 가면 천연 에어컨이에요.
한국에서 계림 가려면 인천에서 직항이 있어서 편해요. 비행시간이 3시간 반 – 4시간 정도니까 동남아 가는 것보다 가까워요. 3박 4일이면 주요 관광지 다 돌아볼 수 있고, 여유 있게 즐기려면 4박 5일도 괜찮아요.
물가가 중국 대도시에 비하면 꽤 저렴한 편이에요. 현지 식당에서 쌀국수 한 그릇에 우리 돈으로 2,000 – 3,000원이면 먹을 수 있고, 맥주도 엄청 싸요. 다만 관광지 입장료는 좀 있는 편이라 그건 미리 계산해두는 게 좋아요.
여행 시기는 4월 – 10월이 제일 좋은데, 그중에서도 9 – 10월이 날씨도 좋고 물안개 낀 이강 풍경을 볼 확률이 높아요. 7 – 8월은 비가 좀 오지만 오히려 그때 수묵화 같은 몽환적인 풍경이 나온다고 좋아하는 분들도 있어요.
계림은 솔직히 한번 가면 또 가고 싶어지는 곳이에요. 화려한 도시 여행에 지쳤다면, 자연 속에서 느긋하게 쉬고 싶다면 계림 한번 고려해보세요. 수묵화 속을 걷는 기분이 진짜 어떤 건지 직접 느껴보실 수 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