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의 법칙은 재테크나 투자 공부할 때 꼭 한 번쯤 들어보는 개념이에요. 단순히 “수익률로 몇 년 만에 자산이 두 배가 되는지” 계산하는 공식인데, 너무 간단하다 보니 실제 투자에서는 여러 함정이 숨어 있습니다. 오늘은 그 부분을 조금 더 현실적으로 짚어볼게요.
72의 법칙은 아주 간단합니다. 72를 연이율로 나누면 원금이 두 배가 되는 데 걸리는 대략적인 기간을 구할 수 있죠. 예를 들어 수익률이 6%라면 72 ÷ 6 = 12, 즉 약 12년 후에 돈이 두 배가 됩니다. 반대로 “몇 년 만에 두 배로 만들고 싶다”는 목표가 있다면, 72를 그 기간으로 나누어 필요한 수익률을 구할 수도 있습니다. 단순하지만 직관적인 공식이라, 투자 계획을 세울 때 참고용으로는 꽤 유용하죠.
그런데 이 법칙을 사용할 때 가장 많이 놓치는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복리의 현실’이에요. 72의 법칙은 복리를 전제로 하지만, 그 수익이 매년 일정하다고 가정한 겁니다. 실제 시장은 그렇지 않죠. 주식, 부동산, 펀드 모두 수익률이 매년 달라집니다. 한 해는 +20%, 다음 해는 -10%일 수도 있어요. 이런 변동이 클수록 평균 수익률과 실제 복리 수익률은 달라집니다. 즉, 평균 10% 수익이라도 실제로는 10%보다 적은 복리 효과를 얻게 됩니다.
또 하나는 세금과 수수료예요. 세후 수익률을 고려하지 않으면 계산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연 6% 수익률이라도 세금 15%와 수수료 1%가 빠진다면 실제 복리 수익률은 4%대에 불과하죠. 그럼 72 ÷ 4 = 18, 두 배가 되기까지 18년이 걸린다는 의미예요. 작은 차이 같지만 장기투자일수록 엄청난 격차가 납니다.
물가 상승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자산이 두 배가 되어도 실질 구매력이 두 배가 된 건 아니거든요. 예를 들어 10년 뒤 물가가 30% 오르면, 그때의 2000만 원은 현재 가치로는 1500만 원 정도에 불과합니다. 그래서 72의 법칙을 적용할 땐 명목 수익률이 아니라 실질 수익률로 계산해야 현실에 맞습니다.
마지막으로 리스크의 개념이에요. 수익률이 높을수록 두 배가 되는 시간은 짧아지지만, 그만큼 위험도 커집니다. 사람들은 “8%면 9년에 두 배네!” 하며 단순 계산에만 집중하는데, 그 수익률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죠. 시장의 변동성과 손실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으면 72의 법칙은 허상처럼 작동할 수 있습니다.
정리하자면, 72의 법칙은 복리의 마법을 이해하는 데 좋은 출발점이지만, 실제 투자를 판단하는 기준으로는 불완전한 도구입니다. 세금, 수수료, 물가, 변동성, 그리고 리스크까지 고려해야 ‘진짜 두 배’가 얼마나 걸릴지 감이 잡힙니다. 결국 숫자보다 중요한 건, 그 수익률을 얼마나 꾸준히 지켜낼 수 있느냐는 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