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현장을 지나다 보면 철근이 드러난 빌딩 외벽 위에 뭔가 거미줄처럼 쳐 있는 걸 볼 때가 있습니다. 아래로 떨어질지 모르는 자재나 공구를 막아주는 낙하물방지망인데요. 이게 생각보다 종류도 다양하고, 각기 다른 용도로 쓰이더라고요.
현장마다 위험의 형태도 다르고, 작업 내용도 달라서, 그에 따라 낙하물방지망도 조금씩 다른 특성을 갖고 있습니다. 그걸 한 번 정리해봤습니다.
가장 많이 쓰이는 건 ‘수직형 낙하물방지망’이에요. 이름처럼 건물 외벽을 따라 수직으로 설치하는 방식입니다. 건물 공사 중간중간 층마다 망이 쳐져 있는 모습, 익숙하시죠? 이 방식은 외부에서 자재가 떨어질 경우를 대비해 막아주는 용도인데, 보통 고강도 폴리에틸렌이나 나일론으로 만들어져 있어서 강한 충격도 어느 정도 버텨냅니다.
그리고 또 하나, ‘수평형 낙하물방지망’도 있습니다. 말 그대로 아래쪽을 가로지르듯이 쳐두는 방식입니다. 외부 작업자가 높은 곳에서 작업하다가 공구 같은 걸 실수로 떨어뜨릴 수 있는데, 그걸 받쳐주는 역할이에요. 이건 특히 인부들이 바깥쪽에서 유리창을 설치하거나 할 때 많이 쓰여요.
그 외에도 임시적으로 쓰이는 ‘망형 방진망’이나 ‘스캐폴딩망(비계망)’도 있습니다. 비계망은 공사장 전체를 휘감듯 덮는 구조라, 낙하물 방지뿐 아니라 먼지나 가루 같은 것들이 바람 타고 날아가는 것도 막아줘요.
또 요즘은 색깔이 알록달록한 제품들도 많아졌어요. 예전에는 회색이나 초록색 정도였는데, 지금은 시인성을 높이기 위해 형광색이나 노란색 제품도 종종 보입니다. 밤에도 식별이 잘 되도록 반사 재질이 들어간 것도 있더라고요.
그리고 이건 사소한 팁이지만, 현장에서 낙하물방지망은 ‘얼마나 잘 묶여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해요. 아무리 튼튼한 망이라도, 고정이 허술하면 의미가 없다고 하네요. 실제로 점검할 때도 고정 상태를 제일 먼저 본다고 합니다.
생명을 보호하는 장치다 보니 법적으로도 규정이 제법 세세하게 정해져 있습니다. 건설기계나 고소작업대 쓰는 곳에도 낙하물방지 조치를 해야 하고, 단순히 망만 설치했다고 끝나는 게 아니라, 설치 위치나 재질, 설치 각도 등까지 다 신경 써야 합니다.
물론 비용과 시간이 들어서 소홀히 다루는 곳도 없지 않지만, 한 번 사고가 나면 그게 결국 가장 큰 비용이라는 걸 많은 분들이 잘 아시죠.
작은 망 하나가 사람 목숨을 살릴 수도 있다는 점, 매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말입니다.
낙하물방지망, 단순한 구조물 같지만 꽤나 복잡한 이야기를 품고 있는 존재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