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모종을 옮겨 심은 후 생기는 시듦 현상은 왜 발생하나요?


고추모종을 정성껏 심어두었는데, 며칠 지나지 않아 잎이 축 처지고 전체적으로 시들시들해지는 모습을 보면 참 마음이 안 좋습니다. 분명 건강한 모종이었는데 왜 이런 현상이 생기는 걸까요? 알고 보면 아주 흔한 일이지만, 원인을 잘 알고 대처하면 충분히 회복시킬 수 있는 경우도 많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원인은 ‘활착 실패’입니다. 모종을 본밭으로 옮겨 심었을 때, 뿌리가 새로운 환경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면서 일시적으로 물 흡수가 어려워지고 그 결과 잎이 시들게 되는 거예요. 이 시기를 ‘활착기’라고 부르는데, 고추뿐 아니라 대부분의 모종이 이 시기를 거칩니다.

또한 이식 과정에서 뿌리 끝이 다치거나, 심는 깊이가 너무 얕거나 깊은 경우에도 뿌리 활착이 어렵고 시듦 현상이 생길 수 있어요. 심을 때는 모종의 뿌리 부분이 토양에 잘 밀착되도록 살살 눌러주고, 처음 며칠은 강한 직사광선을 피해서 뿌리가 안정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좋아요.

물 주기에도 주의가 필요합니다. 물을 너무 자주 주면 뿌리가 숨을 쉬지 못하고 썩을 수 있고, 반대로 부족하면 수분 부족으로 바로 시듦이 시작돼요. 특히 심은 직후에는 겉흙만 촉촉한 게 아니라 뿌리까지 수분이 닿을 수 있도록 충분히 주되, 이후에는 겉흙 상태를 보고 조절하시는 게 좋습니다.

또 하나 놓치기 쉬운 건 바람입니다. 옮겨 심은 초기에 바람이 강하게 불면 모종이 흔들리면서 뿌리가 자리 잡기 어려워요. 가능하면 심은 뒤 며칠간은 바람을 막아줄 수 있는 간이 울타리를 세우거나 주변 식물로 가림막을 해주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시듦 현상은 불안한 신호이긴 하지만, 꼭 망가졌다는 뜻은 아니에요. 활착기에 생기는 자연스러운 반응일 수 있고, 환경을 잘 조절해주면 다시 살아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조금만 관찰하면서 세심하게 챙겨주시면, 시간이 지나 다시 힘차게 자라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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