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는 서늘한 기후를 좋아하는 대표적인 온대 과수입니다. 하지만 최근 몇십 년 사이 기후 변화로 인해 사과 재배지가 점차 북쪽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지역 변화가 아니라, 우리 농업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는 신호탄이기도 합니다.
사과는 연평균 기온 811도, 생육기 평균 기온 1518도에서 가장 잘 자랍니다. 이러한 기후 조건에 맞춰 경북 지역이 오랫동안 사과의 주산지로 자리 잡아왔습니다. 그러나 최근 경북 지역의 평균 기온이 상승하면서 사과 재배에 적합하지 않은 아열대 기후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실제로 대구·경북의 사과 재배 면적은 1995년 3만4470헥타르에서 2024년 1만9621헥타르로 감소했습니다. 반면 강원도의 사과 재배 면적은 같은 기간 522헥타르에서 1748헥타르로 3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
기후 변화는 사과 농사에 여러 가지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먼저, 봄철 이상 고온으로 인해 꽃이 일찍 피고, 그 후 갑작스러운 추위로 냉해 피해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이는 꽃의 수정과 열매 맺기에 큰 영향을 주어 수확량 감소로 이어집니다. 또한, 여름철 장마와 고온 다습한 날씨는 병해충 발생을 증가시켜 품질 저하와 생산량 감소를 초래합니다 .
이러한 변화는 사과 가격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생산량 감소로 인해 도매시장에서는 사과 부족 현상이 발생하고, 이는 소비자 가격 상승으로 이어집니다. 실제로 지난해 사과 생산량은 전년 대비 약 30% 감소한 39만4428톤으로 집계되었습니다 .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농가에서는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강원도 평창에서는 10년 전부터 사과 재배를 시작한 농가들이 현재 좋은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또한, 냉해 예방을 위한 시설 투자와 병해충 관리 기술의 향상 등도 중요한 대응 전략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