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바람이 살랑살랑 불기 시작하면 슬슬 텃밭 준비에 마음이 바빠집니다. 특히 고추처럼 여름을 대표하는 작물을 키울 계획이라면 모종을 옮겨 심기 전, 토양 준비가 그만큼 중요합니다. 땅을 제대로 다져놓아야 고추가 잘 자라고 병도 덜 타거든요.
고추는 햇볕을 좋아하고 배수가 잘되는 흙에서 잘 자랍니다. 일단 위치부터 잘 골라야 합니다. 하루에 최소 6시간 이상 햇볕이 잘 드는 자리여야 하고요. 그 다음은 흙을 깊이 갈아주는 일이 필요합니다. 보통 30-40cm 깊이까지 갈아주면 좋고, 이때 퇴비나 석회, 복합비료를 함께 섞어주는 게 좋아요. 땅이 너무 딱딱하면 뿌리가 뻗기 어렵고, 물빠짐이 나쁘면 뿌리썩음병이 생기기 쉬우니 이 두 가지는 꼭 체크하셔야 합니다.
퇴비는 너무 많이 넣으면 좋지 않고, 일반적으로 평당 10-15kg 정도가 적당합니다. 여기에 석회는 산성도를 중화시키기 위해 필요한데, 보통 석회도 평당 1-2kg 정도 뿌려주고, 퇴비랑 섞어준 뒤 2-3주 정도 숙성시키는 게 이상적입니다. 미리 뿌려서 흙과 잘 섞이게 하고, 가스 피해 같은 것도 줄일 수 있어요. 시간 여유가 있다면 비료와 퇴비를 넣고 2주 정도는 그냥 그대로 두는 것도 방법입니다.
고추는 물을 좋아하지만 과습에는 약합니다. 그래서 밭을 만들 때 살짝 두둑을 만들어주는 게 도움이 됩니다. 높이는 15-20cm 정도면 적당하고, 좌우 폭은 90-120cm 정도로 하면 관리하기도 쉽고 통풍도 잘 됩니다. 너무 넓으면 작업이 불편하고, 너무 좁으면 뿌리 간섭이 생기니까 적당한 폭이 중요해요.
고추 심는 시기는 보통 4월 중하순부터 5월 초 사이인데, 이때 땅 온도가 어느 정도 올라 있어야 뿌리가 잘 자리잡습니다. 그래서 토양 준비는 적어도 심기 2-3주 전에는 끝내놓는 게 좋아요. 잘 준비된 땅은 고추 모종이 들어가자마자 쑥쑥 자라기 시작합니다. 텃밭이든 농사든 결국 흙이 반입니다. 고추 잘 키우고 싶다면, 모종보다 흙부터 먼저 챙겨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